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고검장은 지난 10일 오후 검찰 내부망에 사직 인사 글을 올려 “검사로서 검찰 게시판에 처음 올리는 글이 사직 인사가 됐다”면서 “검찰이 국민의 사랑을 받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늘 고민해 진정으로 공정하고 정의로운 검찰로 거듭나서 국민의 사랑을 받기 원한다”고 말했다.
이 고검장은 논어에 나오는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국민의 믿음이 없으면 서지 못한다)’을 인용하며 검찰의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그는 “급속도로 변하는 세상에서 검찰 역시 그 흐름을 도외시하면 안 된다. 세상이 시속 100㎞로 달릴 때 검찰이 70㎞로 달린다 해도 뒤쳐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청주 신흥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나온 이 고검장은 서울중앙지검 2차장,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인천지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뒤 문재인 정부 첫 법무부 차관과 올해 개청한 수원고검의 초대 고검장으로 임명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관련 파이시티 비리 수사를 지휘했고 진경준 전 검사장의 ‘비상장 넥슨 주식 취득 의혹 사건’ 수사팀 특임검사를 지냈다.
지난달 17일 윤 후보자 지명 이후 검찰 고위직 사퇴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사의를 밝힌 검사장급 이상 간부는 이 고검장을 포함해 봉욱 대검 차장(54·19기), 송인택 울산지검장(56·21기), 김호철 대구고검장(52·20기), 박정식 서울고검장(58·20기), 정병하 대검 감찰본부장(59·18기) 등 6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