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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끼리 다툰다면 가슴아픈 일".. 국무회의서 안도현 싯귀 언급한 李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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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철 기자I 2018.07.17 09:14:56

최저임금 인상, 아르바이트생-소상공인 모두 약자
"저임금·혹사·소상공인 희생에 지탱한 경제 지속 어려워"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는냐" 싯귀
"정부·국회·대기업 스스로 한번씩 물어보면 좋겠다" 언급

이낙연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17일 “아르바이트생 등 저임금 노동자는 보호받아야 할 사회적 약자이고,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은 노동자로서 보호받지도 못하는 또 다른 약자”라면서 “약자가 약자와 다툰다면 그것은 참으로 가슴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경제의 모든 잘못이 마치 최저임금 인상이나 임차인 보호 때문인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총리는 “우리 경제는 노동자의 저임금과 혹사, 소상공인의 희생에 의지해 지탱하는 체제를 더는 지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자의 저임금과 과로, 소상공인들의 취약한 처지를 오래 전부터 꾸준히 완화해 왔더라면 지금의 고통도 완화됐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 사회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과 소상공인 보호를 탓하기 전에 우리가 지금까지 노동자의 저임금과 과로를 얼마나 완화해 왔던가, 그리고 소상공인의 권익을 얼마나 보호해 왔던가를 되돌아보는 것이 공정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어젯밤에 뒤척이며 안도현 시인의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라는 싯귀를 떠올렸다는 언급도 했다. 그는 “저를 포함한 정부와 국회가, 대기업과 가진 사람들이 스스로에게 한번씩 물어보면 좋겠다”면서 싯귀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제약된 상황에서 정부는 최선 또는 차선의 길을 찾아 노력해야 한다”면서 “최저임금위원회라는 독립된 심의의결기구가 합법적 절차와 종합적 고려를 거쳐 내린 결정은 존중하고, 그에 따른 고통은 완화해 드리는 길이 그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모든 부처가 지혜를 모아 소상공인들을 최대한 지원하며 최저임금 인상을 연착륙시키도록 해야겠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상가임대차 보호,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보호, 카드수수료 인하,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 등을 위해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국회도 관련입법을 서둘러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국무위원들에게 부처의 업무에 대해 국정 전체의 틀 안에서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언급도 했다. 이 총리는 “장관님들은 부처의 장이지만, 동시에 국무위원”이라며 “부처의 장은 부처의 업무를 총괄하고 책임지지만, 국무위원은 국정 전반을 보고 함께 책임지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관님들이 부처의 일을 최고로 잘하셔야 하지만, 그것만으로 최고의 국정이 되지는 못한다”면서 “최고의 눈, 최고의 코, 최고의 입을 모아 놓는다고 최고의 미남 미녀가 되지는 못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리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안전관리에 사각지대는 없는지 세심하게 살펴야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레저스포츠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번지점프나 암벽등반 등 새로운 형태의 레저스포츠가 등장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시설과 장비의 설치기준이나 안전규정은 이런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는 현행 안전제도의 미비점을 조속히 보완하되, 법령과 규정이 정비되기 이전이라도 지자체와 협조해서 현장에서 안전이 최대한 보장되도록 점검하고 노력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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