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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은행권 더딘 구조조정..ECB 대출이 독(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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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훈 기자I 2012.03.09 12: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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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대출로 은행권 자생의지 꺾여
매각자산 가격 높은 것도 원인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유럽 금융당국의 자본 확충 압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였던 유럽 은행권의 구조조정이 당초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그 핵심 배경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의 저금리 장기대출이 지목되고 있다. 자금난에 처한 은행권을 돕고자 한 ECB의 노력이 오히려 은행권의 자생을 저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은행감독청(EBA)이 은행권에 제시한 자본 확충 시한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를 위한 은행권의 자본 구조조정 노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 규모가 적을뿐더러 이마저도 드문드문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프랑스 BNP파리바는 부동산 자회사 크레피에르의 지분 28.7%를 미국 쇼핑몰 업체 사이먼프로퍼티그룹에 넘겼다. 하루 앞서 스페인 2위 은행 BBVA는 자국 정부로부터 저축은행 우님을 인수했다. WSJ의 지적처럼 최근 유럽 은행권에선 대형 거래보단 이 같은 소규모 거래가 대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은행권 구조조정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ECB의 장기대출을 꼽고 있다. ECB는 작년 12월과 지난 2월, 2차례에 걸쳐 은행권에 1%의 저금리로 3년 만기 장기대출을 해줬다. 이를 통해 시장에는 1조유로가 넘는 자금이 풀렸다. 유럽 은행들의 형님뻘인 ECB로선 어려움에 부닥친 동생들을 돕겠다고 나선 것이지만 한편으론 동생들의 독자생존 의지를 꺾어버린 셈이 됐다.

일각에선 은행권이 자본 확충을 위해 시장에 내놓은 자산 가격이 너무 높아 구매자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점도 구조조정을 방해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유럽 은행들은 향후 10년간 2조5000억유로 규모의 비핵심 자산 매각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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