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도진기자]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주민인 최모(48)씨는 종부세에 불만이 많다.
최씨는 그동안 "집값이 오른만큼 종부세를 내는 건 당연하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집값이 떨어지자 생각이 바뀌었다.
최씨가 사는 목동 신시가지3단지 35평형은 정부의 공시가격 책정 시기인 지난해 11월 말에 13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그 이후에 값이 계속 떨어져 종부세 과세 기준일이 한달 보름여 남은 16일 현재는 12억원에 호가된다.
최고가보다 2억원 정도 떨어진 것. 단지 인근 중개업소에서는 이 마저도 추가하락 할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현재 시세로 계산하면 내야 할 세금 차이가 300만원이나 된다.
목동 뿐만이 아니다. 올들어 집값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강남일대와 과천의 재건축 아파트, 용산의 고가 아파트 등에서도 "집값이 꼭지일 때 종부세가 매겨진 뒤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는 불만 섞인 얘기가 나온다.
지난해 말 19억원선에 호가되던 용산구 이촌동 한강자이 54평형은(공시가격 14억9600만원) 현재 17억원까지 하락했다. 현재 가격에 시세 반영비율 80%로 공시가격을 계산해 보면 13억6000만원이 된다. 집값으로 1억4000만원, 종부세만 계산해도 210만원 차이다. 과천 주공6단지 27평형도 지난 해 말 13억원까지 호가됐지만 현재는 10억원 미만의 급매물도 있는 상태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 조사에서도 서울시내 시세 6억이상 아파트 3채 가운데 1채는 1월 이후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당수의 서울시내 고가아파트가 지난 해 말 집값 최고점에서 공시가격이 책정되고, 그 직후 가격이 떨어졌다는 얘기다.
목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값이 계속 오른다고 해도 종부세를 못내겠다고 반발하는 이들이 태반"이라며 "가장 비쌀 때 공시가격이 매겨지고 그 이후론 집값이 곤두박질치니 종부세 불만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