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가 리스본에서 느낀 감각이다. 이베리아반도의 네 도시, 마드리드·바르셀로나·리스본·포르투는 사람을 서두르게 하지 않는다. 잠시 멈추게 하고, 천천히 걷게 하고, 그곳에서 타인의 삶을 상상하게 한다.
‘유럽 도시 기행 3’은 유 작가가 이베리아반도의 네 도시를 천천히 걸으며 기록한 인문 여행서다. 한때 대항해 시대의 주역이었지만 내전과 독재, 혁명과 재건을 겪으며 쇠퇴와 회복의 시간을 통과해 온 도시들이다. 저자는 이 도시들을 빠르게 소비하는 대신 거리와 광장, 미술관과 시장, 성당과 골목을 천천히 걸으며 도시가 무엇을 기억하고 사람들이 무엇을 사랑하는지 들여다본다.
책이 단순한 여행 안내서와 다른 것은 도시의 역사와 예술, 사람을 함께 읽어내는 시선 때문이다.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에서는 궁정화가 고야가 아닌 예술가이자 철학자로서의 고야를 발견하고, 리스본의 까르무 성당에서는 복원을 멈춘 덕에 새로운 가치를 얻은 폐허를 만난다. 리스본과 포르투 사람들의 여유로운 환대에서는 “이웃을 적으로 삼기보다 서로 기댈 수 있는 친구로 만드는 게 낫지 않겠는가”라는 역사적 성찰을 읽어낸다.
작가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이름난 명소보다 저녁의 광장, 골목의 소음, 한 잔의 와인, 낡은 성당 안의 침묵이다. 어디를 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도시가 왜 지금의 모습을 지니게 됐는지 질문하고 이해하게 하는 책이다. 경쟁과 속도에 치인 이들에게 길을 잃어도 좋을 도시들로의 초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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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경쟁에 지친 당신에게 보내는 초대장](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8/PS26081200138.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