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빅5’ 병원 교수 “국민, ‘의사들 돈 덜 벌었으면 좋겠어’라는 생각”

권혜미 기자I 2024.02.28 10:16:36

서울 ‘빅5’ 교수, 유튜브 채널에 투고
“소아과·산부인과 없는 이유, 인구 때문”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사직서를 내고 근무 중단을 선언한 전공의 대표들이 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대한전공의협의회 긴급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수도권 ‘빅5’ 병원(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서울성모병원·삼성서울병원·세브란스병원)의 한 교수가 국민이 의사 수 증대에 찬성하는 것은 의사의 높은 수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27일 이동익 전 서울백병원 교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빅5’ 병원 중 한 곳의 기피 진료과에 근무하고 있는 A교수에게 투고받은 내용을 공개했다.

A교수는 영상에서 “국민들이 밥그릇 싸움으로만 생각하고 너무 안 좋게 생각하시기에 이야기하기로 했다”고 운을 떼며 “정부는 지방에 소아과와 산부인과가 없는 게 문제라고 한다. 이건 의사가 잘못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A교수는 지방에 소아과·산부인과가 없는 이유에 대해 지방에 인구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출산율이 낮아지니까 소아 환자도 없고 임산부도 없다. 환자도 없다”며 “(정부는) 의사를 늘리면 환자가 없는 지방에 가서 누군가는 소아과·산부인과를 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 가정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또 병원을 운영하려면 최소 하루 40명의 환자를 봐야 하지만, 지방 소도시에는 환자가 적기 때문에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A교수는 “훌륭한 기업가가 적자날 것을 감안하고 지방에 병원을 세우는 경우도 있긴 있다”면서도 “의사가 이제 공부해서 나왔는데, 마이너스 될 걸 생각하고 시골에다 소아과·산부인과를 개원하겠느냐. 지방의 환자가 적은 곳에서는 병원을 유지할 수 있는 확률이 거의 0%이기 때문에 아무도 그곳에 가지 않는다”고 의사들이 서울에 몰리는 현상을 짚었다.

사진=유튜브 캡처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A교수는 국가에서 소아과·산부인과가 있는 병원을 지어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유럽에서는 실제로 지역 의원을 국가에서 지어 관리하고 있어 하루 20명의 환자만 봐도 병원을 운영할 수 있다고 한다.

더불어 A씨는 국민 여론이 의대 증원 확대를 지지하는 것에 대해 의사의 높은 수입에 대한 반발 때문이라고 보았다.

A교수는 “어쨌든 의사가 돈을 많이 벌다 보니 (필수의료가 부족한) 지방과 관계없이 ‘돈을 덜 벌었으면 좋겠어. 그래서 의사를 많이 뽑으면 좋겠어’ 이게 여러 국민의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건강보험료를 앞으로 10년, 20년 있다가 낼 것을 생각하고 (의사 증원에) 동의하는지 궁금하다”며 의료비 부담도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시내 주요 병원은 외래 진료와 입원, 수술 등을 50%가량 연기·축소하며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급하지 않은 수술과 외래는 모두 뒤로 미루고, 응급·위중증 환자에 집중하고 있다.

26일 오후 기준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에 요청된 상담 수는 78건, 이 중 51건은 피해신고서를 접수했다.

신고센터는 지난 19일부터 26일 오후 6시까지 총 623건을 상담했다. 피해신고서가 접수된 278건 중에서는 수술 지연이 207건으로 가장 많았고, 진료 취소 29건, 진료 거절 28건, 입원 지연 14건 순이었다.

의료계 집단행동

- 서울아산병원 교수 비대위 전면 휴진 대신 ‘진료 재조정’ - 아산병원 교수들 “집단 휴진 대신 4일부터 진료 재조정” - 세브란스에 이어 고대의료원도…‘휴진’ 다시 불붙나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