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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언급한 신형 ICBM은 2020년 10월 당 창건일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된 화성-17형이다.
화성-17형은 기존 ICBM보다 직경과 길이 등 크기가 커져 공개 당시 ‘괴물 ICBM’으로 불렸다. 길이는 22∼24m가량으로 미국 미니트맨-3, 중국 둥펑-41, 러시아 토폴-M 등 ICBM보다 길다. 최대 사거리는 1만3000km 이상으로 추정돼 사실상 미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고 평가된다.
군 당국은 앞서 북한이 두 차례 쏜 탄도미사일을 고도나 사거리, 속도 등 제원을 평가한 결과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로 추정했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통상 미사일을 쏘면 다음 날 어떤 체계를 이용했다고 밝히는데, 이번엔 그런 부분이 없이 그냥 정찰위성 시험이라고만 발표했다”며 “한미 정보당국이 3~4일 정도 다출처를 통해 분석한 결과, 새로운 ICBM 체계와 관련된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신형 ICBM 동체를 갖고 시험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최대 사거리 시험발사를 앞두고 중간단계에서 성능을 평가한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한미 군 당국의 평가가 맞다면 북한은 사실상 지난 2018년 초 선언한 ICBM 발사 ‘모라토리엄’(유예)을 파기한 셈이다. 북한은 남북, 북미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던 지난 2018년 4월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고 핵실험장 폐기와 ICBM 시험발사 중단을 천명했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ICBM 발사 시점은 정치적, 군사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며 “ICBM은 기본적으로 대미 압박 메시지 성격이 강하지만, 차기 보수 정부 출범과도 연동시켜 최종 발사 시점을 선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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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로켓은 ICBM과 기술이 거의 유사하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국가우주개발국과 서해위성발사장 시찰은 모두 ICBM 발사를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또한 북한이 김 위원장의 서해위성발사장 시찰을 공개한 시점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직후라는 점을 고려하면, 자신들의 무력시위에 대한 새 정부의 반응을 시험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미군사훈련과 북한의 태양절(김일성 생일)이 겹치는 4월이 한반도 긴장 수위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윤석열 당선인 측은 조속히 위기관리팀을 꾸려 현 정부와 협력해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