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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한때 전통적으로 진보 성향의 유권자로 여겨졌던 한국의 20~30대가 부동층으로 떠올랐다며, 이번 한국 대선에서 이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는 집값과 일자리 부족, 소득 격차 확대 등의 경제적인 좌절을 경험한 젊은층은 정치적인 성향이나 지역색보다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후보를 탐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NYT는 “(2030) 유권자는 이전 세대와 달리 지역이나 정당에 대한 충성심이 약하고, 북한에 대한 두려움이나 한반도 긴장완화 욕구 등 구태의연한 정치적 역학관계에 쉽게 휘둘리지 않는다”며 “대신 그들은 ‘기생충’과 ‘오징어게임’ 등에서 나타난 경제적 절망과 사회 전반에서 느끼는 좌절감을 주된 관심사로 언급한다”고 전했다.
2030 유권자들은 문재인정부에서 불거진 각종 권력형 비리와 가파르게 오른 집값에 분노하고 좌절했으며, 한국의 빈곤율과 소득 불평등 수준은 선진국 중에서 가장 나쁜 수준이라고 NYT는 덧붙였다.
선거 전문가인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과거에는 한국의 젊은층이 진보적인 투표 성향을 보였지만 지금은 부동층이 됐다”면서 “그들에게 있어 공정성과 기회의 균등만큼 중요한 것은 없으며, 어느 후보가 그것을 제공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20~30대 유권자들이 사안에 따라 언제든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20대와 30대의 한국인 중 20~30%는 투표를 하기 전에 자신들이 선호하는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일본 언론에서도 젊은층의 표심이 이번 선거의 승패를 가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선거의 승패가 무당층 비율이 높은 20~30대의 투표 행태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도 MZ(밀레니얼·Z)세대 중 투표할 사람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가 많다면서 젊은층의 동향이 선거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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