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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현아 기자]모빌리티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독주 속에 쏘카에 이어 티맵모빌리티가 참전하면서 ‘마스(MaaS·서비스형 모빌리티)’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타다금지법’ 통과 이후 대기업군 중심으로 재편되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민연금과 ㈜LG, 구글이, 쏘카는 SK㈜가, 티맵모빌리티는 SK텔레콤과 우버가 주주로 참여해 주목된다.
모빌리티 시장에서 지원군이 관심인 이유는 당장은 택시 호출이나 대리 기사 서비스가 돈이 되지만, 사업 영역이 플랫폼(주차·광고·보험연계상품)이나 차량 인포테인먼트 같은 미래 모빌리티로 확장되면서 배터리나 멤버십 등에서 제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LG 투자로 더 세진 카카오모빌리티
국내 1위인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국민연금으로부터 1100억원(1억 달러), ㈜LG로부터 1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1조원 이상의 누적 투자유치를 기록했다. ㈜LG 투자로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가치는 4조원 이상이 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호출·대리운전 시장을 선점하고 있지만 2020년 매출 2800억원, 영업손실 130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매출 1048억원, 영업손실 221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됐으나 아직 적자다. 택시호출은 별로 돈이 되지 않고, 대리 운전자로부터 받는 20%에 달하는 수수료를 받는 대리운전 시장의 점유율은 19%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라는 브랜드 이미지, 택시호출 시장 1위인 플랫폼 역량 등을 인정받으며 신사업을 위한 총알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최근 ㈜LG의 전략적 투자로 카카오의 T주차장 사업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충전 서비스를 연계한 배터리 교환 시장 진출도 가능해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향후 LG의 배터리 및 전장 관련 역량과 카카오모빌리티의 플랫폼 역량을 결합해 신사업 기회를 공동 개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쏘카와 타다, 2대 주주는 SK㈜
㈜LG가 모빌리티 기업에 투자한 것은 최근이나, SK㈜가 쏘카에 투자한 것은 2015년 말이다. 당시 SK는 쏘카에 590억원을 투자하고 지분 20%를 확보했는데, 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은 22.21%다.
SK 계열사인 SK텔레콤이 티맵모빌리티를 설립하면서 SK㈜가 2대주주인 쏘카와 SK텔레콤이 1대 주주인 티맵모빌리티가 경쟁하는 구도가 됐지만, 지난해 SK는 말레이시아 합작법인(Socar Mobility Malaysia)을 인수하는 등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쏘카로부터 ‘쏘카 모빌리티 말레이시아’의 주식을 150여 억원에 취득해 지분율을 60%에서 79.43%로 확대한 것이다. ‘쏘카 모빌리티 말레이시아’는 2018년 1월 쏘카와 SK가 4대 6 비중으로 투자해 출범시킨 회사다.
쏘카가 타다를 인적 분할하면서, SK㈜는 차량공유(카쉐어링)업체 쏘카뿐 아니라 택시호출, 대리운전 등을 하는 타다의 2대주주 위치도 갖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마찬가지로 쏘카 역시 적자다. 쏘카의 지난해 매출은 2597억원, 영업손실은 264억원이었다. 2019년에는 매출 2567억원, 영업손실 715억원이었다.
◇SKT 인적분할로 초협력 속도 내는 티맵모빌리티
3000만 명이 쓰는 T맵을 리뉴얼하는 등 이달부터 T맵 기반 서비스를 강화하는 티맵모빌리티는 ‘티맵 안심대리’ 메뉴를 추가하며 대리운전 서비스를 시작했다. 티맵모빌리티의 1대 주주는 SK텔레콤으로 지분율이 64%나 된다. 관계사로 우버와 SKT 합작 택시 호출 법인 ‘우티’가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ICT로 사람과 사물의 이동방식을 혁신하겠다”는 박정호 사장의 의지에 따라 지난해 말 출범한 회사다. 우버가 8%의 지분을 갖고 있다.
올해 마무리되는 SK텔레콤의 인적분할을 계기로 우버 등과의 초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지난달 2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통신3사 대표 기자간담회장 근처에서 기자들을 만나 “(인적분할에 따라 신설되는 SKT신설투자와 관련 주주들을 만나기 위해)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 이후 출장이 시작될 것”이라며 “해외 파트너들도 직접 미팅을 원하는 부분들이 있어 우버 등과 진행사항을 체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