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008560) 연구원은 10일 “9일 국내 증시 및 글로벌 증시가 급락했던 대표적 원인은 단연 미·중 무역갈등 리스크”라며 “코스피가 2100선까지 급락하면서 어디까지 떨어질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실제 관세부과가 되더라도 전저점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미국은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일(현지시간)부터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중국과 미국은 무역관세가 부과되는 시점을 앞뒤로 9~10일 무역협상을 벌인다. 협상 첫날인 9일에 중국이 모든 것을 양보하지 않으면 곧바로 관세부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전 세계 투자자들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하 연구원은 “9일 코스피지수는 미·중 무역 관세부과 현실화 가능성이 대두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국인이 순매도로 전환됐기 때문에 급락했다”며 “연초 이후 상승했던 탓에 밸류에이션 리스크에도 노출됐던 상황”이라고 짚었다. 4월 말 코스피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1.3배까지 상승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는 평가다.
무역분쟁 리스크에 따른 더 큰 충격은 없지만 V자 반등은 어렵다는 판단이다. 하 연구원은 “지난 10월 폭락장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기조가 지속한 데다 경기 사이클 고점에 대한 우려가 지속하던 상황이었다”며 “지금은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논의되고 있고 경기 사이클 역시 바닥이라는 인식이 확산해 있는 상황”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앞으로 지켜봐야 할 이슈로는 무역분쟁 외에도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반기 리뷰, 독일 경제지표, 연준 위원의 연설 등을 꼽았다. MSCI 편입 종목은 발표 이후 평균 8일간 상승한다는 점, 독일의 ZEW 서베이 지표에서 앞으로 경제 전망을 엿볼 수 있다는 점, 연준 위원들의 발언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다는 점 등이 그 이유다.
하 연구원은 “미·중 무역갈등과 관련한 노이즈가 다음 주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지만 그 외에도 중요하게 봐야 할 이벤트들이 상당수 예정돼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