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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우상호 “일방적 野 도움이 협치인가..정책은 정책으로 풀자”

김영환 기자I 2016.06.26 17:00:00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사진-방인권 기자)
[대담=오성철 정경부장 · 정리=김영환 기자] 제 20대 국회 들어 ‘협치’가 새 키워드로 떠올랐다. 사전에 등재도 되지 않은 단어를 끌어올 만큼 우리 정치권의 불통은 심했다. 그 와중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가히 협치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20대 국회의 빠른 원구성은 우 원내대표의 통큰 양보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지난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우 원내대표는, 그러나 태도 변화를 시사했다. “지금까지 제가 협치를 했지, 새누리당은 (협치가) 없지 않느냐”라며 “이제부터는 대통령과 여당의 태도를 봐야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일방적인 야당의 도움을 협치라고 하면 안된다. 여당도 바뀌어야 한다”며 “새누리당이 양보한 것이 뭐가 있느냐. 대통령도 양보하지 않는다”고 정부여당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추경? 정권 뜻대로 안돼”

추경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던 정부여당이 사실상 추경 편성을 공식화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는 28일 추경 편성에 대한 입장을 확정·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추경을 위해서는 야권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우 원내대표는 “사과를 받아야겠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우 원내대표가 추경에 일단 반대 뜻을 밝힌 것은 국가재정법 89조에 근거한다. 이에 따르면 추경 편성의 근거는 △전쟁이나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한 경우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의 변화, 경제협력과 같은 대내ㆍ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 법령에 따라 국가가 지급하여야 하는 지출이 발생하거나 증가하는 경우에 국한된다.

그는 “추경은 예상치 않은 천재 지변과 대량 실업, 경기 침체 등에 대응하는 것으로, 법으로 정해뒀다”며 “(정부여당에서 이유로 꼽는) 구조조정은 추경 사유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지난해 예산안 심의 때 이렇게 짜면 안된다고 몇 번을 경고했는데 재정수요 예측을 잘못해서 예산안을 짰다”며 “박근혜 정부 들어서 추경을 3번이나 하고 있는데 나라 운영을 이렇게 하면 안된다”고 비판했다. “추경을 하려고 한다면 사유를 들어볼 것이고 재정 수요 예측 잘못으로 추경을 요청한 것이면 사과를 받겠다”고도 했다.

◇맞춤형 보육·신공항..“정책을 정치로 풀려고 하나”

최근 현안으로 떠오른 맞춤형 보육 시행이나 TK와 PK 지역 갈등을 불러온 영남권 신공항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사안이 아닌데 정무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냈다.

맞춤형 보육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다만 “일단 연기하고 일부 수정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6개월 연기하자는 것도 아니다. 한 달 정도 시행을 연기하고 2~3가지 문제점을 보완해서 시행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원내대표가 맞춤형 보육의 보완점으로 꼽은 것은 다자녀 가구 기준을 3자녀 이상에서 2자녀로 낮추는 것과 전업주부 기준 완화다. 그는 “여성 일자리가 취약한데 (업무에 종사한다고) 입증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며 “취지가 (여성들을) 괴롭히자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 이걸 보완하자는 제안에 (정부여당이) 오기 부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신공항 문제에 대해서는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나서서 공약 이행을 하지 못한 것을 설명해야 한다”며 “김해공항의 활주로를 확장하면 국가적 항공수요나 동남권 항공수요 문제가 해결 되는지 듣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책 사업이 이렇게 마무리 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지역간 갈등이 생기면 국책 사업을 못한다는 선례를 남긴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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