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운동, 마음만 앞서면 무릎 관절염 급행열차 타는 꼴

이순용 기자I 2014.09.19 11:11:41

20~30대 연골판 파열-40대 이상 연골 물컹 조심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완연한 가을 날씨가 이어지면서 야외 운동을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런데 충분한 준비 없이 마음만 앞서 운동을 시작하면 부상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젊은 남성은 축구, 농구, 조깅 등을 하다 무릎 연골판이나 인대가 찢어질 위험이 있다.

등산, 자전거 등을 즐기는 중장년층도 안심할 수 없다. 상대적으로 정적인 운동이라 안전해 보이지만 무릎을 반복적으로 굽혔다 폈다 하기 때문에 연골이 물컹해질 수 있다. 이런 무릎 부상은 결국 퇴행을 앞당겨 관절염을 부를 수 있으므로 예방과 치료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점프, 방향전환 잘못하면 무릎 반월상연골판 손상

9월은 운동하기 좋은 계절인 만큼 부상도 많은 시기다. 운동 중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는 무릎인데, 연령이나 종목에 따라 부상 유형이 달라진다. 20~30대 남성은 점프나 방향전환, 몸싸움 동작이 많은 격렬한 운동을 주로 하다 보니 무릎 연골판을 다치는 반월상연골판 손상이 잦다.

송병욱 날개병원 원장은 “반월상연골판 파열 환자 5명 중 4명은 20~30대 남성일 정도로 젊은 남성 비중이 크다”며 “움직임이 거칠거나 경직된 관절이 채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운동할 때 주로 다친다”고 설명했다.

C자 모양의 초승달을 닮은 반월상연골판은 무릎 관절 안쪽과 바깥쪽에 1개씩 위치하는 섬유성 연골이다. 무릎 연골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동시에 관절로 전해지는 충격을 분산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반월상연골판은 무릎 관절이 비틀리거나 과도한 충격이 가해지면 손상될 수 있다. 급격한 방향 전환 동작이 많은 축구나 야구, 점프 후 착지 동작에서 무릎에 무리한 힘을 받게 되는 농구나 조깅 등을 할 때 부상이 잦은 것은 이런 특성 때문이다. 심한 충격이 가해질 때는 반월상연골판과 함께 무릎의 십자인대, 측부인대 등을 함께 다치기도 한다.

40대 이상 연령층은 반월상연골판 보다는 연골 부상을 더 조심해야 한다. 중장년층은 노화가 시작되는 시기로 격렬한 운동을 하지 않아도 무릎을 반복적으로 움직이면 연골이 자극을 받게 된다. 이로 인해 딱딱해야 할 연골이 물컹해지는 슬개골 연골연화증이 생길 수 있다.

슬개골은 무릎을 덮고 있는 삼각 접시 모양의 뼈다. 무릎을 굽혔다 펴는 움직임을 할 때 슬개골과 대퇴골이 마찰하게 되는데, 빠르고 반복적으로 움직이면 슬개골 연골이 자극돼 말랑해지고 붓게 된다. 등산을 하거나 자전거를 탈 때 무릎을 굽혔다 펴는 움직임을 많이 하게 돼 슬개골 연골연화증이 생길 우려가 있다. 중장년층 중에서도 오랜 시간 쪼그린 자세로 집안일을 해왔고 폐경 이후 뼈와 근육이 약해진 40~50대 여성은 연골연화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과체중이거나 비만으로 무릎에 하중이 많이 가는 경우, 준비 운동 없이 운동을 하는 경우, 자신의 체력을 넘겨 무리한 경우도 위험하다.

◇무리한 등산과 자전거 타기, 연골연화증 유발

건강한 무릎 연골은 매끈하고 딱딱해서 외부 충격에 잘 견디고 손상되지 않는다. 그러나 연골연화증이 시작된 연골은 똑같은 강도로 사용해도 빨리 닳는다. 반월상연골판 손상도 마찬가지다. 연골은 스스로 재생하는 능력이 없어 일단 손상되기 시작하면 점차 손상 범위가 커지게 된다. 이런 무릎 부상을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결국 퇴행성관절염을 앞당기게 된다.

무릎 부상은 초기라면 약물치료를 동반한 물리치료나 운동치료로 호전된다. 증상이 악화되면 관절내시경으로 손상된 부분을 다듬거나 봉합하는 수술을 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연골을 재생시키는 지방줄기세포치료와 PRP 치료도 많이 하는 추세다.

송병욱 원장은 “무릎 부상은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고 시간이 지나면 호전되는 것처럼 보여 방치하기도 쉽다”며 “운동 후 무릎이 붓거나 움직일 때 아프거나 걸을 때 삐끗하는 느낌이 나면 아이스팩을 하면서 충분히 쉬고 일주일 이상 증상이 계속되면 정확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릎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 전 준비운동을 반드시 해야 한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아침과 밤 시간에 기온이 떨어져 관절과 근육이 경직되기 쉬우므로 더 철저히 해야 한다. 몸싸움이나 과격한 움직임은 되도록 피하고 운동 강도와 시간은 체력의 70~80% 정도를 넘지 않게 조절하는 것도 부상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허벅지 근력 운동도 중요하다. 허벅지 근력이 강하면 무릎 관절을 꽉 잡아줘 연골에 가해지는 압력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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