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까. 고령화와 다문화 사회, 글로벌 경제 주도세력 교체 등 보편적으로 예상됐던 모습 외에 신종전염병 증가, 구글이나 애플 등과 같은 `빅브라더`에 대한 종속 등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9일 기획재정부가 개최한 중장기전략 실무회의에서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는 미래 트렌드를 5~6가지로 압축해 발표했다.
두 연구소 모두 미래 트렌드로 디지털 혁명을 제시했다. 1980~1990년대 1차 IT 혁명에 이서 2000년대 후반 2차 디지털 혁명이 전개되면서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있다는 것.
조용수 LG경제연구원은 수석연구위원은 "미래 세상의 부가가치 창출 원천과 구현방식, 각 경제주체의 사고와 행동양식, 상호관계는 오늘날과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경제나 비즈니스에서 IT 및 디지털 기술의 비중이 커지고 스피드와 유연성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국내 IT 기업들이 빅브라더스에 종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신창목 삼성경제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개인 정보 선점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개인정보를 장악한 기업이 대량 소비경제에서 개인 맞춤 소비경제로의 전환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명 연장과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른 우려도 빠지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2010년 60세 이상 인구 비중 11%로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나라다.
조 연구위원은 "2010년 중반 베이비붐 세대들의 은퇴가 본격 시작되면서 한국 사회에 축적된 지식과 전문기술도 함께 사라지는 역량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방의학 발전으로 건강수명은 연장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신종 전염병과 만성질환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신 연구원은 "신종 슈퍼박테리아는 위험성이 높고 대다수 항생제에 내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21세기 신종 전염병인 비만 증가로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각종 만성질환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외국인 유입이 늘어나고 다문화 추세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2010년 기준으로 한국에 체류중인 외국인 수는 120만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2.5%를 웃돌고 있다. 2050년에는 이 비중이 10%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럴 수록 사회적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신 연구원은 "다양한 언어와 문화, 종교를 가진 외국인 유입 증가는 다양한 요구 분출을 야기할 것"이라며 "특히 다원화, 다문화 사회에서는 SNS가 사회 갈등을 심화시킬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일본 대지진 등 과거 경험이나 확률로만 가능할 수 없는 `블랙 스완` 현상 급증, 세계적인 경제 패러다임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찰과 파열음, 신흥국의 공업화에 따른 자원부족 현상 등을 미래 트렌드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