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시장 `역전의 명수들`

문정태 기자I 2011.07.11 14:31:27

OB맥주 아성 넘은 하이트 맥주
스타벅스 넘보는 카페베네
한경희 스팀 청소기·농심도 반전드라마

[이데일리 문정태 최승진 기자] 국내 맥주시장에서 `하이트`는 반전의 대명사다. 9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부동의 1위는 동양맥주(현 오비맥주)의 `OB(오비)`였다. 당시 시장 2위였던 크라운맥주는 1993년 자사의 대표 브랜드인 `크라운`을 과감하게 버리고 새롭게 `하이트`를 내놓으며 출시 3년 만에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 1위라는 극적인 반전을 이끌어냈다.

▲ 하이트맥주
하이트맥주(103150)의 성공은 100% 암반천연수라는 메시지를 앞세워 물이 좋은 맥주로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각인시킨 점이 주요했다. 성공에 힘입어 크라운맥주는 회사명을 아예 하이트맥주로 바꾸기도 했다. 1933년 국내 최초의 맥주 회사로 출범했지만 만년 2위에 머물렀던 설움을 `천연암반수하면 하이트`를 떠올리도록 하는 브랜드 포지셔닝으로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 것이다.

최근 커피프랜차이즈 시장에서는 카페베네의 선전이 단연 눈에 띈다. 현재 시장의 1위는 지난해 2420억원의 매출을 올린 스타벅스다. 하지만, 카페베네가 이를 바짝 뒤쫓으며 1위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매장 수에서는 630곳(스타벅스 351곳)으로 이미 앞섰다. 2009년 223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카페베네는 지난해 1000억 매출 기업에 신규 진입했다. 불과 1년 만에 4배 이상의 성장을 이룬 것.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 사랑방 문화로 통하는 우리의 문화를 매장에 반영해 `한국형 카페`를 만들어 낸 것이 성공비결로 꼽히고 있다. 카페베네는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 한경희 스팀청소기
`한경희 스팀 청소기`의 탄생은 공급자가 아닌 최종 소비자의 입장에서 시장을 주도했다는 점이 독특하다. 주부였던 한경희 대표이사는 여느 주부와 같이 물걸레로 바닥을 청소하면서 `어떻게 하면 바닥 청소를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중 스팀 다리미에 봉을 꽂아 사용하는 신 개념의 청소기를 고안했다.

이렇게 해서 2001년 처음 선보인 `스티미`는 스팀청소기 누적판매 1000만대의 대기록을 달성하며, 한경희 스팀청소기와 함께 한경희생활과학이 연매출 1600억원대(지난해 기준)의 알짜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1961년 삼양식품공업으로 출발한 삼양식품은 80년대 후반까지 라면 종가로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1989년 라면에 비식용 쇠기름을 썼다는 내용의 `우지 파동`이 터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8년 여에 걸친 법정 공방 끝에 1997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냈지만 80년대 중반까지 약 80%에 이르던 시장 점유율은 10%대로 내려앉았다.

농심(004370)은 그 사이 시장을 점유하기 시작해 새로운 라면 강자로 떠오르게 된다. 주력 제품은 1986년 출시한 `신라면`이다. 이 라면은 지금까지 국내에서만 약 200억 봉지가 넘게 팔리며 국민 라면의 반열에 올랐다. 최근에는 신제품 `신라면 블랙`을 내 놓으면서 1위자리를 굳건히 하는데 일조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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