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發 악재 전세계 `덜덜`..달러(美 국채), 金 상승

김윤경 기자I 2009.02.18 11:26:49

美·유럽증시 급락..美 국채 랠리
달러 상승..금값 랠리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좀처럼 치유되지 않고 있는 미국 등 선진국들의 금융 위기, 실물경제 침체에 동유럽까지 뇌관으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의 리스크 회피(risk aversion), 다시 말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짙어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의 대표지수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800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지난해 11월 저점에 근접했다. 18일 아시아 증시도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동유럽 위기가 서유럽으로 번질 수 있을 것이란 우려로 유로화가 떨어지면서 달러화 가치는 반등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은 온스당 1000달러선을 돌파할 기세. 미 국채 수익률도 급락(가격상승)했다.

◇ 美·유럽 증시 급락..안전자산 선호로 美 국채는 랠리

뉴욕 증시는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덴버에서 사상 최대 규모인 7870억달러의 경기부양안에 서명했지만 급락했다.

▲ 지난 1년간 美증시 S&P500 지수 추이
S&P500 지수는 4.6% 떨어지면서 789.17을 기록, 지난해 11월20일 저점 752.44에 근접했고, 다우존스 평균 지수는 3.8% 하락, 7552.6을 기록했다. 역시 11월 저점 7552.29에 바짝 다가섰다. 장중엔 이 선이 깨져 다우 지수는 7464.5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경제 전망이 어둡고 특히 금융권 위기감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데 따라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이날 무디스가 동유럽 위기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유럽 증시와 관련 대형 금융주들이 급락한 것이 당장 상당한 파장을 안겼다. 관련기사 ☞ 금융위기의 새로운 뇌관, `동유럽`
 
그러나 상당수는 뉴욕 증시가 바닥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중이라는 시각도 견지했다. 향후 관건은 증시가 어떻게 대규모 매도가 나와도 상쇄시키고 내구성을 보여주는 지에 달려 있다는 의견이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줄줄이 하락, 영국 FTSE 100 지수는 2.43% 하락한 4034.13을, 프랑스 CAC40 지수는 2.94% 떨어진 2875.23을 기록했다. 독일 DAX30 지수도 3.44% 하락, 4216.60에 거래를 마쳤다.

안전자산인 미 국채로 매기가 쏠려 미 국채 시장은 랠리를 보였다. 2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0.875%로 하락했고(가격 상승), 10년물 수익률은 2.662%까지 내려갔다.
 
◇ 달러 급등..천정부지 금값
 
유로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달러화는 반등세를 탔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지난 금유일 1.2779달러였던 것이 1.2608달러까지 내려갔다(유로화 하락). 달러화 대비 파운드화 가치도 떨어졌다.
 
6개 주요 통화대비 달러 지수는 이날 87.570을 기록, 전일 86.095에 비해 올랐다.
 
그렇잖아도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던 금값은 더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 4월물 가격은 온스당 25.3달러 오른 967.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은 3월물 가격도 온스당 38.5센트 올라 14.01달러를 기록했다.

▲ 주간 금가격 추이


 
금값은 동유럽 위기설과 함께 이날 러시아 중앙은행이 지난 1월 금 대한 보유분을 10억달러 가량 늘려 총 155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힌 것에도 영향을 받았다. 전세계 중앙은행들은 최근 몇 년간 금을 순매도해 왔는데, 러시아의 이같은 조정이 추세의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코메르츠방크의 마이클 켐핀스키 선임 트레이더는 "심리적인 수요는 여전히 낮지만, 안전자산을 사자는 수요가 현재 엄청나다"면서 "러시아 중앙은행이 금을 매입했고 더 매입할 수도 있을 것이란 계획이 가격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금은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계속해서 인기를 끌어 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달 미국에서 팔린 금화는 총 약 28.6톤(9만2000온스)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었다.
 
한편 원유 가격은 하락했다. 전세계 경제의 침체가 계속되면서 수요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3월물 가격은 배럴당 2.58달러 내린 34.93달러로 마감됐다. 지난 1월27일 이래 최대폭 하락이었으며, 올들여 현재까지 하락폭은 22%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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