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용 부회장 "위기대응체제 가동..인력감축 없다"

김상욱 기자I 2009.02.09 14:00:10

"올해 경기 `최악`..위기극복 대응체제 가동"
"인위적 인력조정 없다..인력 재배치로 극복"
올해 3조원 규모 비용절감 프로젝트 추진

[이데일리 김상욱기자] 남용 LG전자(066570) 부회장이 올해 경기에 대해 "최악의 상황"이라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응체제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다만 인위적인 인력구조조정 계획은 없으며 사업부내 인력의 20%정도를 재배치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위기는 성장의 기회"라며 시장점유율, 사업유연성, 포트폴리오 재구축 등을 중점과제로 제시했다. 연간 3조원 규모의 비용절감 프로젝트도 추진된다.

남용 부회장(사진)은 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올해 경영전략을 밝혔다.

남 부회장은 "실물경기가 급격하게 하락하는 등 최악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환율효과로 인해 아직 위기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지만 마치 폭탄을 하나 들고 있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인식하고 장기적관점에서 추진과제를 적시에 옮기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며 "경기침체는 미래성장사업 준비에 최적의 기회"라고 설명했다.

또 B2B, 태양전지, 시스템에어콘 등과 관련 "지금 이익을 크게 내지 못하고 있어도 경기가 좋아지면 시장이 확대되거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유망사업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남 부회장은 시장점유율, 사업의 유연성, 포트폴리오 재구축 등 3가지를 올해 중점과제로 제시했다.

남 부회장은 "급격하게 변하는 시장에서도 우리의 몫은 반드시 늘려야 하고 이를 위해 사업을 유연하게 운영해야 한다"며 "수익성과 장기성장을 뒷받침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축에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LG전자가 지난해말 `Crisis War Room(CWR)`을 설치했다며 5개 사업본부와 8개 지역본부, 본사를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CWR은 이미 올해 중점추진사항의 실행을 위한 11개 과제를 선정,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인력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 남 부회장은 "인위적으로 인력을 회사밖으로 내보내는 것은 당분간 하지 않는다"라며 "내부적으로는 현업에서 20%정도를 신규사업으로 재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감원을 실시하는 일본업체들의 영업이익률 개선효과가 2~4%로 추정되지만 내부적인 인력 재배치를 통해 그만큼의 생산성을 개선시킬 자신이 있다는 설명이다.

남 부회장은 "현재 LG전자 본사인력 2만명중 절반이 연구개발 인력"이라며 "이들은 해고의 대상이 될 만한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지금은 수출기업 특성상 환율의 덕을 보고 있지만 거품이 있다고 생각된다"며 "반드시 구조조정을 안하고 이번 위기를 넘어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LG전자는 인력감축대신 올해 3조원 규모의 비용절감 프로젝트를 진행할 방침이다. 생산라인 원가절감은 물론 모든 부문을 대상으로 비용절감의 기회를 찾겠다는 계산이다.

남 부회장은 "매출에서 영업이익을 빼면 사실상 모두 구매의 영역"이라며 "부품조달은 물론, 은행과의 거래, 인재채용 등이 모두 넓은 의미의 구매인 만큼 그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비용절감 프로젝트에도 불구하고 핵심역량인 연구개발, 브랜드, 디자인 분야에 대한 투자는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수합병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격 등 여러가지 조건이 맞아야 성사될 수 있는 문제"라며 "모든 사업분야에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면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가능성에 대해선 "수차례 얘기한대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메모리 반도체업계 구조상 지금 시장에 참여해 경쟁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한편 남 부회장은 삼성전자와의 비교에 대해 "훌룡한 회사가 가까운데 있다는 점은 자극이 많이 된다"며 "서로간의 경쟁은 두 회사 모두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이기는 회사는 경쟁이 아닌 고객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삼성전자가 배워야 할 점이 많지만 우리가 고객들에게 주는 가치에 관해선 모방할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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