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류의성기자] 증권가에서 잇따라 인터넷포털의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제기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수합병으로 거론된 곳은 국내 최대 인터넷포털 NHN(035420)과 엠파스(066270).
로이터통신은 한 애널리스트의 말을 인용해 세계 최대 검색업체인 구글이 10조원의 현금으로 한국의 NHN(035420)이나 중국의 SINA 지분을 인수하려고 원할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한누리증권은 엠파스의 열린검색이 성장 동력으로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구글이 한국에 진출할 경우 제휴 파트너 또는 M&A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NHN의 경우 구글과의 인수합병이 거론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작년에는 야후가 NHN을 인수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NHN이 M&A 대상으로 종종 거론되는 것은 국내 인터넷 검색광고시장의 70%를 점유하는 국내 최대 인터넷포털이라는 점과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 이해진 NHN 최고전략 담당 임원은 5.5%, 넥슨의 자회사 엠플레이가 5.3%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외국인 지분율은 50%가 넘는다. 이 가운데 노르웨이계 투자회사인 노지스뱅크코리아는 6.2%, CRMC가 6.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구글이 지난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향후 성장성에 대한 우려와 미국 인터넷 광고시장 성장률이 진정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M&A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우려를 불식시킬 대안으로 구글의 막대한 현금을 기반으로 아시아시장의 매력적인 인터넷포털회사를 흡수하지 않겠냐라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NHN의 M&A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5일 현재 NHN의 시가총액은 5조가 넘는다. 또 인터넷포털 특성상 인력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적대적 M&A가 이뤄질 경우 핵심 인력들이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도 M&A 지분 경쟁에 불이 붙는다면 넥슨이 NHN의 백기사로 나설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다.
NHN 관계자는 "고급 인력이 빠져나가면 껍데기만 남는 NHN이 구글에게 어떤 의미가 있겠냐"고 말했다.
최훈 유화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인터넷시장은 인프라 보급확산과 지역검색 시장으로 진출을 통해 구글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며 "구글의 성장성을 우려하는 시각에서는 아시아의 인터넷업체 인수가 매력적으로 보이겠지만 그동안 구글의 횡보를 감안하면 NHN 인수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구글이 적대적 M&A보다는 우호적인 M&A를 선택하거나 NHN과 전략적 제휴를 맺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또 성장성을 고려할 때 한국보다는 중국의 검색엔진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고 최근 구글의 중국 진출을 고려하면 NHN의 인수합병 시나리오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김영진 M&A 연구소 대표는 "적대적 M&A보다는 구글과 NHN의 이해가 맞아떨어진다면 우호적 M&A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인터넷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은 알고리즘 검색을 기반으로 한 카테고리 영역확장에 치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수를 하더라도 NHN같은 상위 검색포털업체 인수보다는 검색의 질적 향상을 위한 하위 카테고리 관련업체"의 인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