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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거래소에 올해 3조 몰렸다…구주 싹쓸이 나선 ‘대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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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은 기자I 2026.05.30 09:30:04

[위클리M&A]
두나무·코인원·코빗 지분 인수에
하나금융·삼성·한투·미래에셋 참전
금가분리 완화 기조 속 시장 선점 나서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올해 들어 3조원에 달하는 뭉칫돈이 쏠렸다. 국내 대기업과 대형 금융사들이 코인 거래소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면서다. 시장에서는 전통 금융권의 보수적인 기조를 깨고 국내 대표 자본들이 가상자산을 미래 금융 인프라의 핵심 축으로 낙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가상자산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대기업 계열사 및 대형 금융사들이 주도하는 가상자산거래소 지분 거래 규모는 총 2조9474억원으로 집계됐다. 두나무 초기 투자자였던 카카오(035720)가 이달 들어 보유 중이던 지분 2조2000억원 규모를 매각한 가운데, 코인원과 코빗 지분도 각각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 팔렸다.

하나금융이 카카오 보유 물량 중 6.55%(228만4000주)를 1조33억원에 사들이며 포문을 열었고, 삼성증권·삼성SDS·삼성카드 등 삼성 계열 3사가 연합 전선을 구축해 지분 4.0%(139만주)를 6128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여기에 기존 투자자인 한화투자증권도 두나무 지분을 기존 5.94%에서 9.84%로 확대하며 5978억원을 추가로 태웠다.

두나무 외 다른 거래소를 향한 베팅도 뜨겁다. 한국투자증권은 글로벌 거래소 OKX와 손잡고 코인원 지분을 각각 20%씩, 총 40%를 인수하는 체결식을 진행했다. 전체 인수 금액은 6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지난 2월 코빗 지분 약 92%를 1335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올해 들어 가상자산 거래소 관련 메가딜이 집중된 배경엔 세 가지 이유가 꼽힌다. 우선 금융당국의 ‘금가분리(금융과 가상자산 분리)’ 원칙 완화 기조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시장 변화와 가상자산 제도화 논의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금가분리 규제 완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간 국내 금융사들은 엄격한 가이드라인과 규제 리스크 탓에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를 직접 취득하거나 시장에 전면 진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때문에 이미 라이선스를 확보한 거래소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은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가상자산 생태계 내부에 확실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는 카드다. 향후 규제 완화 이후 추가 지분 취득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코인 시장의 제도권 편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점도 한 몫 한다. 현재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ST) 시장 개화가 속도감있게 진행되면서다. 향후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가 허용될 경우 증권사들이 정조준하고 있는 가상자산 프라임 브로커리지 시장에서 전통 금융의 리스크 관리 능력과 거래소의 인프라가 결합해 막대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마지막으로 거래소들의 지배구조 개편과 신규 투자자들의 매수 타이밍도 맞아 떨어졌다. 금융당국과 정치권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거래소를 대체거래소(ATS) 수준의 공적 금융 인프라로 규정하고 대주주 지분율을 제한하는 등의 규제 도입 가능성이 구체화되면서 카카오 등 초기 투자자들의 구주 매각 수요가 발생했고, 이를 디지털 자산 시장 선점을 노리는 신규 자본이 흡수하며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시각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올해 집중된 3조원 규모의 거래소 지분 투자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가 아니다”라며 “향후 디지털 자산의 발행, 결제, 유통을 아우르는 거대한 가상자산 금융 영토를 선점하기 위해 대기업과 전통 금융사들이 본격적인 짝짓기에 나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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