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세먼지, 수면장애 환자에게 더 위험한 이유
코는 공기 중 먼지를 걸러주고, 건조하고 찬 공기를 적절한 온도와 습도로 조절해 폐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감기나 수면장애로 인해 구강호흡을 하게 되면 미세먼지를 직접 폐로 들이마시게 되어 상·하부 기도를 자극하고 염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폐렴, 기관지염뿐만 아니라 심할 경우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미세먼지로 인해 알레르기성 질환이 발병하면 혈관이 확장되거나 부종이 생겨 비강이 좁아지므로 숨쉬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이로 인해 기존의 수면장애가 악화될 수 있다”며 “천식, 폐질환 등 만성 호흡기 질환자는 미세먼지가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고농도의 미세먼지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2차 감염(폐렴 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수면장애가 의심된다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근본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장애로 인한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 치료의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 미세먼지 피해 최소화 방법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실내 환경 관리가 중요하다. 한 원장은 “실내가 건조하면 공기 중 먼지가 더 많이 떠돌게 되므로 습도를 50~60%로 유지해야 한다. 또한 물이나 차를 자주 마시면 호흡기 점액이 늘어나 미세먼지 배출에 도움이 되므로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수적이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것도 피해야 하며,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할 경우 반드시 황사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후에는 손과 발을 깨끗이 씻고 구강 위생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미세먼지는 입자 크기에 따라 구분되는데, 지름이 10㎛ 이하인 입자를 미세먼지(PM10), 지름이 2.5㎛ 이하인 입자를 초미세먼지(PM2.5)라고 한다. 초미세먼지는 머리카락 굵기의 20~30분의 1 수준으로 작아 코털 등의 자연 필터를 통과해 폐포까지 도달할 수 있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폐뿐만 아니라 혈관 속까지 침투해 축적될 수 있으며, 이는 천식, 폐질환, 아토피 환자 등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혈액을 따라 온몸에 퍼지면서 활성산소와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세포와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며, 당뇨, 동맥경화 같은 만성질환과 심혈관계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한 원장은 “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속속 밝혀지는 만큼, 수면장애 환자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미세먼지 대비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실내 습도 조절, 마스크 착용, 올바른 호흡법 등을 실천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