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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숨진 에어매트 왜 뒤집혔나"...'부천 호텔 화재' 소방 답변은

박지혜 기자I 2024.08.23 10:55:3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경기 부천 호텔 화재 현장에서 사망자 7명 중 2명이 7층에서 지상에 설치된 에어매트로 뛰어내렸다가 숨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부천 호텔 화재 현장에서 투숙객이 에어메트로 뛰어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3일 오전 9시 15분께 경기 부천시 중동 호텔 화재 현장에서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으로부터 보고받던 중 “저도 동영상을 봤지만 에어매트가 뒤집히던데 설치 사항에 오류가 있었느냐”고 물었다.

조 본부장은 “(투숙객이 호텔에서) 떨어질 때 (지상에 설치된 에어매트) 중앙에 낙하해야 가장 안전하고 그렇게 하도록 매뉴얼이 돼 있는데 모서리로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주차장 입구 경사도 있는 바닥에 (에어매트) 모서리로 떨어진 것과 관련해 뒤집히는 현상이 어떻게 생겼는지 전문가 자문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이 “잡아주는 사람은 없었느냐”고 묻자 조 본부장은 “당시 인원이 부족해서 에어매트를 잡아주진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또 조 본부장은 짧은 시간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이유에 대해 “최초 발화된 객실에 문을 닫고 나왔으면 괜찮은데 문을 열고 나와서 연기가 급격하게 확산됐다”며 “모텔 특징상 복도가 좁고 열 축적이 많아 투숙객들이 대피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소방 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39분께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 있는 9층짜리 호텔 7층 객실에서 불이 나 투숙객 등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이 중 남녀 투숙객 2명은 불이 나자 7층 객실에서 호텔 밖 1층에 설치된 소방 에어매트로 뛰어내렸으나 사망했다.

이 호텔 5층 투숙객 일행이 대피 촬영한 영상에는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7층 객실 창문으로 2명이 4~5초 차이를 두고 에어매트로 뛰어내리는 모습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이상돈 부천소방서 화재예방과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최초에는 (에어메트가) 정상적으로 펼쳐져 있었는데 첫 번째 요구조자가 밑으로 뛰어내리면서 뒤집힌 것으로 파악된다. 좀 더 조사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먼저 떨어진 여성이 에어매트 가장자리 쪽으로 떨어진 순간 반동에 의해 에어매트가 뒤집혔는데, 여성을 구조할 겨를도 없이 남성이 곧바로 뛰어내려 바닥으로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부천소방서가 설치한 에어매트는 10층 높이에서 뛰어내려도 안전한 장비로, 고층에서 뛰어내리더라도 에어매트가 뒤집히는 경우는 흔치 않다는 게 소방 당국의 설명이다.

이번 화재로 투숙객 7명이 숨졌고 중상 3명 포함 부상자 12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객실에서 시작한 불은 호텔 전체로 번지진 않았지만, 순식간에 건물 내부에 검은 연기가 가득 찼고 유독가스로 인해 인명 피해가 컸던 것으로 추정됐다.

이 과장은 “810호(7층)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한 투숙객이 (해당 객실에) 들어갔다가 타는 냄새가 난다며 객실을 바꿔달라고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2003년 완공된 이 호텔은 객실에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스프링클러는 관련법 개정으로 2017년부터 6층 이상 모든 신축 건물에 층마다 설치하도록 의무화했다. 하지만 일부 의료기관 등을 제외하면 설치 의무가 소급 적용되진 않았다.

불이 난 호텔에는 모두 64개 객실이 있으며 화재 당시 27명이 투숙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자 19명의 연령대는 20대 남성 2명과 여성 3명, 30대 남성 2명과 여성 1명, 40대 남성 1명과 여성 3명, 50대 남성 3명과 여성 2명, 60대 남성 1명과 여성 1명이다.

소방 당국은 2시 47분 만인 이날 오후 10시 26분께 불을 완전히 껐으며 9분 뒤 대응 단계도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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