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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통화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당사자들이 식고문과 폭행 등 최 선수에 대한 가혹행위를 일체 부인한다고 전했다.
이를 들은 최 선수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빵을 먹인 것도요?”라고 되물었다.
최 선수는 변호인 의견서에서 “2016년 2월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과 안주현(팀닥터)이 ‘체중이 늘었다’며 20만 원어치 빵을 사 오게 한 다음, 고소인을 포함한 다른 여자 선수들에게 사 온 빵 전부를 억지로 먹을 것을 강요하고 지켜봤다”고 쓴 바 있다.
경찰은 “(동료도)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빵 먹인 그건 기억이 없답니다”라고 말했다.
동료 선수들의 증언마저 기대하기 어려워지자 최 선수의 실망감은 커졌던 것으로 보인다. 최 선수의 목소리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최 선수는 “여기서 수사가 아예 끝나는 건가요?”라고 물었고, 경찰은 “아니죠. 검사가 받고 재판 갈 수도 있고, 직접 판사 앞에 재판할 수도 있고. 아니면 이걸로 그냥 벌금 낼 수도 있고 그래요”라고 답했다.
벌금형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은 최 선수는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경찰은 “김 모 선수는 한 대 때린 거 그건 너무 간단하기 때문에 아마 벌금으로 안 나오겠나 싶어요. 나머지 선수들도 폭행은 우리가 생각했던 만큼이나 큰 것은 아닌데. 대신 협회에서 자체 징계나 감사는 있을 수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지속적인 가혹행위에 시달린 최 선수는 체육회와 협회, 경찰 등 관련 기관 여섯 곳에 자신의 피해를 호소했지만, 그때마다 돌아온 건 실망과 좌절뿐이었다.
최 선수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날인 지난 6월25일에도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 조사관과 통화했지만, 가해자 측이 다른 선수들의 진술서 등 반박 증거까지 제출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최 선수는 체육회 측과 통화 다음날인 6월26일 가족에게 “그 사람들의 죄를 밝혀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후 극단적 선택을 했다.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지난 6일 가해 혐의자인 김 감독과 선배 장 모 선수에게 영구 제명, 선배 김 모 선수에게 10년 자격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대구지검은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최 선수 사건을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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