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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투자전문 매체인 배런스는 6일(현지시간)자 기사를 통해 지난 2000년 닷컴버블 당시와 최근 시장 상황을 비교하면서 최근 IT주 랠리를 둘러싼 우려를 일축했다. 2000년 닷컴버블 붕괴는 지나치게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인해 IT주 주가가 2년새 78%나 폭락한 사건을 말한다.
배런스는 대표적인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인 트위터를 비롯해 보안업체인 워크데이,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업체인 스플렁크 등 적자를 내는 IT기업들이 꽤 있지만, IT기업들의 펀더멘털은 당시와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일단은 기업들의 이익대비 현재 주식 가치를 보여주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볼 때 닷컴버블 당시 다우지수는 향후 12개월 예상수익대비 주가가 18배가 됐지만, 지금은 15배에 불과하다. IT주들이 다수 포진돼 있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로는 당시가 30배인 반면 현재는 그 절반 수준인 17배에 그친다.
나스닥 역시 당시가 역대 최대인 102배에 이르렀던 반면 지금은 22배 수준이다.
닷컴버블 당시부터 지금까지 인터넷주를 분석하고 있는 그렉 카일 베이츠리서치그룹 애널리스트는 “최근 새롭게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기술주를 보면 과거보다 덩치도 더 클 뿐 아니라 사업 경험도 많고 재무제표도 강하다”며 “특히 이들은 2000년에 비해 더 많은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51곳의 인터넷 관련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로도 현재 보유 현금이 1년내 소진될 가능성이 있는 곳은 단 5개사에 불과한 상태였다. 또한 이들 5개 기업 모두 시가총액이 3억6000만달러에도 못미치는 영세한 기업들 뿐이었다.
또 최근 3년간 IPO에 성공한 80곳의 인터넷 및 IT기업들로 범위를 넓혀도 총 시가총액이 3800억달러인 반면 이들중 69%인 55곳만 적자를 내고 있다. 이는 2000년 당시 280곳 가운데 무려 74%가 적자를 냈던 것에 비해 양호한 편이다.
아울러 신규 상장한 80개 IT업체들의 최근 3분기 영업이익도 16억달러를 기록했다. 페이스북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만 봐도 1억7800만달러 흑자였다. 이 역시 지난 2000년 당시 51억달러 적자에 비해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이 뿐 아니라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벤처캐피탈이나 심지어 뮤추얼펀드와 헤지펀드들까지 실리콘 밸리에 있는 스타트업들에 투자하고 있어 기업들이 초기에 무리해서 증시에 IPO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역시 긍정적인 대목으로 꼽히고 있다. 유사 택시인 차량 공유서비스 우버는 IPO 이전인데도 410억달러의 높은 기업가치를 보이고 있고 에어비엔비(AirBNB) 역시 130억달러, 스냅챗은 100억달러, 스포티파이 역시 100억달러의 가치를 기록 중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향후 중동 등지에서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거나 그로 인해 유가가 더 폭락하거나 에볼라가 전세계적으로 창궐하거나 중국 경제가 경착륙한다면 지금의 IT주 상승랠리가 붕괴 수순으로 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지금 단기간내에 그런 걱정은 크지 않다고 배런스는 낙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