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남현 기자] 원화강세가 기업의 설비투자 개선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세계경제 성장세가 낮은 수준에 머물고 국내 투자심리 회복이 지연될 경우 달러-원 하락이 설비투자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도 제약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9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 자료에 따르면 최근 달러-원 하락이 수출 채산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만 수입자본재에 대한 구매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1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상관관계를 분석해 본 결과 수입자본재 투자는 환율과 -0.57의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왔다. 이 값이 마이너스면 달러-원하락시 수입자본재 투자가 그만큼 커진다는 의미로 통계적으로 절대값 5는 상당히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자본재 투자는 금리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같은기간 상관관계 분석에서 -0.59를 보였다.
금융위기 이후 설비투자에서 차지하는 수입자본재 비중은 확대추세에 있다. 지난 2000년부터 2007년까지 평균 35% 수준에서 지난해 43%까지 확대됐다.
다만 자본재 수입과 환율간 상관관계가 환율 상승기(절하기)와 하락기(절상기) 수입자본재에 대한 영향력은 비대칭적이라는 분석이다. 자본재 수입 상관계수가 환율 상승기(2001년 1월부터 2002년 3월, 2007년 11월부터 2009년 3월)엔 -0.66을 기록한 반면, 환율 하락기(2002년 4월부터 2007년 10월, 2009년 4월부터 2011년 9월)엔 -0.33을 보였기 때문이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8월 1135원에서 9월 1111원, 지난 7일 1087원 등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중이다.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과 주요 선진국의 추가 양적완화 등 요인이 원화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