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용 기자] 지난 1분기 9.7%에 이르는 경제 성장률에도 불구, 세계 2위 규모인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것이란 우려가 최근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아직까진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25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최근 중국의 민간 부문은 기존처럼 부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생산비용이 증가했지만 자금조달은 더 힘들어졌다. 정부가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와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올렸기 때문이다.
산업의 성장전망을 보여주는 핵심지표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 52.9를 기록하며 지난 3월 53.4보다 하락했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이 발표하는 제조업 PMI도 51.1을 기록, 최근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4월 부가산업생산도 13.4% 성장해 전월보다 1%포인트 내려앉았다.
급기야 JP모간체이스는 각종 경기지표들이 중국 경기의 경착륙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경착륙 우려는 과장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중국 국가정보센터(SIC) 판젠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상황은 지난 2008년 미국의 신용위기 이후 상황과 다르다"면서 "오히려 거시경제적 통제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는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수출 감소로 1분기 6.7%까지 성장률이 감퇴했었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의 펑원성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 세계 경제가 점진적인 회복세에 있는데다 해외 수요도 양호한 수준이라 당시와 같은 극적 후퇴는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분기 8.4%까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특유의 `고성장세`는 둔화되겠지만 `경착륙`이라고 할 정도는 아닌 셈이다.
교통은행의 롄핑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중국 경제가 "고정자산 투자와 무역흑자가 활발히 증가하고 있어 경착륙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2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은 기저효과로 인해 10%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맞닥뜨린 당장의 문제는 오히려 인플레이션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5.3%를 기록, 넉 달째 정부 목표치 4%를 상회했다. 지난 3월 32개월 만에 최고치였던 5.4%에서 소폭 둔화된 정도에 불과하다.
인민은행이 올 들어 5차례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인상하고 지난해 10월 이후 4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추가 긴축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의 장얀성 연구원은 "물가상승 압력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기업들이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판젠핑 SIC 수석도 "최근의 경기위축은 오히려 물가통제에 긍정적"이라며 "위축이 때로 경제의 구조조정을 위한 길을 터주기도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물가상승이 억제되기 전에 통화긴축 조치가 중단돼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은 경우 경기침체가 찾아와 다음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