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동엽 칼럼니스트] 우리나라에서도 대체에너지 상용화를 추진중이다.
바이오 디젤은 지난 몇 년간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 7월부터 상용화됐다. 국내 정유사들은 바이오 디젤 5%를 혼합한 `BD5`를 시중에 유통중이다. 바이오 에탄올은 오는 2008년 도입될 예정이다.
경유를 대체하는 바이오 디젤과 휘발유를 대체하는 바이오 에탄올 등 바이오 연료가 속속 도입되면 ▲대기오염 및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개선 ▲농가소득 증대 ▲에너지 안보 강화 등 다양한 부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고유가에 따른 대체에너지 수요 충족도 빼놓을 수 없는 효과다.
바이오 에탄올의 경우 생산단가가 낮은 브라질, 동남아 등에서 완제품을 전량 수입하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에탄올 수송비 등 각종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사탕수수 등 원료 및 반가공품을 수입해 한국 정제공장에서 완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생산 및 가격 면에서 효율적이고 사회적 편익 면에서도 유익하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바이오 연료 원료의 국내 생산량을 늘려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바이오 디젤 선진국인 유럽의 경우 바이오 디젤 생산에 필요한 팜유와 유지는 아시아에서, 콩기름은 남미에서 수입하고 있다. 유럽 바이오 연료업체는 아시아 팜유 플랜테이션을 매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유럽은 현재 바이오 디젤의 80%를 유지 등 유채 식물 가공을 통해 생산하고 있다. 바이오 디젤 생산에 소요되는 유채는 약 1500만톤에 달하는 유럽 전체 유채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미국 대표적인 에탄올 생산업체 ADM도 아시아 등에서 사탕수수 및 팜 오일 등에 투자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산 옥수수 및 콩 생산량만으로는 바이오 에탄올 및 디젤 수요를 따라갈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에너지 안보가 국가 안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한국도 대체에너지 및 작물 확보를 위해 다양한 정책 방안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처럼 대체에너지 완제품 수입시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대표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세계 많은 나라들이 저렴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브라질 사탕수수 에탄올 수입에 높은 관세를 부과해 수입을 억제하고, 각종 보조금을 지급하며 자국 농민들이 재배한 옥수수, 밀 에탄올, 디젤을 생산·보급하려는 추세다.
한국도 사회적 편익을 고려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더라도 바이오 디젤, 바이오 에탄올 등 대체에너지를 국내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채 등 국산작물을 이용해 바이오 디젤을 생산하려는 움직임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경우 원유 수입 대체분에 해당하는 농가 소득 증대라는 부수적인 효과도 발생한다.
정부는 바이오 연료의 국내 생산과 시장 형성을 장려하기 위해 생산자에 대한 직접 보조금 지원, 유류세 감면, 최소 혼합비 규정 등의 정책 방안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수 있다. 특히 바이오 연료를 혼합, 판매하는 정유사에 최소 혼합 비율을 강제 규정으로 두고 있는 미국, 브라질, 캐나다 등의 사례를 도입할 수 있다. 수요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공기관 바이오 연료 의무 사용 등의 정책 방안을 활용할 수도 있다.
서산, 새만금 간척지에 투자하라
이미 정부는 바이오 연료 작물 재배를 위해 농지를 확보하고 농민들의 원료작물 재배 지원을 시작했다. 8개 지역 총 1500 핵타아르에 매년 26억을 투입해 농가소득 작물로 유채를 보급하는 등 바이오 디젤 원료용 유채 생산 시범사업을 추진중이다. 고구마를 이용한 바이오 에탄올 생산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대체에너지 및 작물과 관련해 쉽게 투자할 수 있는 대상은 농지와 임야다. 예를 들어 에너지 작물 재배에 활용될 수 있는 간척지, 휴경 농지 등이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서산 간척지, 새만금 간척지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아직 염분이 많이 남아 있는 새만금 간척지에 고구마를 심을 경우 이를 이용한 에탄올 생산이 가능하다.
장기적으로 과잉 생산 가능성이 높은 쌀, 보리 등 식량 작물 재배지를 에너지 작물 재배지로 전용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에 일반농지도 투자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
1970~1980년대 이후 미국, 브라질, 유럽 등은 에너지 작물 직불제 등 막대한 정부 보조를 통해 바이오 연료 산업을 장려해 왔다. 이를 고려하면 바이오 에너지 작물 재배에 활용되는 농지는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투자 대상이다. 토지는 장기적으로 가격이 꾸준히 상승한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더 없이 좋은 투자 대상이다.
참고로 과거에는 부재 지주들의 농지 소유가 각종 법적, 제도적 제약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으나 이제는 상황이 변했다. 정부는 한국농촌공사가 운영하는 농지은행을 통해 농지 소유자의 위탁을 받아 전업농 등에게 농지를 임차해주는 임대수탁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도시 부재 지주들이 농사를 직접 짓지 않더라도 농지를 소유하고 농지에 대해 투자할 수 있게 길을 터 준 것이다.
한마디 더. 비무장지대 민통선 지역에 농지투자 바람이 한차례 거세게 불었다. 심지어 민통선을 넘어 남북 군사대치 지역 지대를 거래하는 경우도 있었다. 농지 등 부동산 투자 귀재들이 에너지 작물 농지 및 임야 투자에서도 그들의 창의적인 면모를 발휘하기를 기대해본다.
`한국인을 위한 원자재 실물투자 가이드` 저자 이동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