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그린스펀"-뉴욕타임즈

강신혜 기자I 2003.07.21 12:02:44
[edaily 강신혜기자] 주식시장이 피크에 달했던 2000년도 이후 미국 투자계를 대표하는 아이콘들이 하나씩 무너져 가고 있다. 주주들에 의해서 추앙받던 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은 이제 불신과 의혹의 대상이 되어버렸고 월가의 록스타로서 인기를 한몸에 받았던 애널리스트들은 호객꾼으로 전락해버렸다. 한때 미국 역대 최고의 중앙은행장으로 기억될 것이라던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위원회(FRB) 의장도 예외는 아니다. 뉴욕타임즈는 20일 이같은 시장 상황에서도 신적인 위치를 유지해오던 그린스펀 의장이 지난주 의회 연설로 워싱턴에서 월가에 이르는 심각한 회의론에 둘러쌓여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그린스펀의장은 통화정책에 대한 정례 증언을 위해 하원과 상원을 방문했다. 그러나 분위기는 여느 때와는 달랐다. 경기회복을 기다리다 지친 일부 위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그린스펀 의장은 진땀을 빼야했다. 이중에는 정치적 동기에 의한 적대감도 빼놓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가장 매서운 질문들이 민주당원과 무소속 위원들에게서 나왔다. 이들은 재정적자 확대와 실업증가, 낮은 수신금리등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그린스펀의 발언은 채권 매도를 촉발시켜고 수익률은 폭등했다. 주가도 하락했다. 채권 트레이더들은 필요하다면 통화정책을 계속 조절하겠다는 그린스펀의 미온적인 약속에 불만을 나타냈다. 최근 연방은행의 인기 주제인 디플레이션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고개를 갸우뚱했다. 시브리즈 파트너의 더크 카스 헤지펀드매니저는 "그린스펀 의장이 채권시장에서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며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연방은행이 취하고 있는 과거와 현재의 정책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방은행은 정상적인 비지니스 사이클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과도하게 평가된 자산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즈는 금리가 오르면서 부채가 많은 소비자들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경제가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하고 만약 모기지 금리가 오르면 집값은 하락할 것이고 이는 이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주택구입자들의 지분 감소를 더욱 촉발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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