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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없는 대다수 흔드는 방식 안돼"…'감찰·순환 확대' 개혁에 현장경찰들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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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지헌 기자I 2026.09.06 18: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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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경찰직협, 경찰개혁 토론회
순환인사 확대 반대 90% 넘어
"감찰 확대는 결국 현장에 조용히 있으라는 얘기"
전문가들도 "지원 없는 강제 순환은 탁상공론"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강민혁 수습기자] “감찰을 확대하고 강제 순환 보직을 시행한다는 것은 결국 조용히 있으라는 얘기입니다. 가장 평화롭고 조용한 곳은 공동묘지인데, 우리가 바라는 질서가 공동묘지의 질서는 아니지 않습니까.”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좌측부터 이웅혁 건국대 교수,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 민관기 경찰직협 위원장,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 노규택 경찰직협 사무총장. (사진= 강민혁 수습기자)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좌측부터 이웅혁 건국대 교수,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 민관기 경찰직협 위원장,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 노규택 경찰직협 사무총장. (사진= 강민혁 수습기자)
경찰청이 추진하는 강제 순환인사와 감찰 확대 방침을 두고 현장 경찰관과 전문가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비위 예방을 명분으로 전체 경찰관을 잠재적 비위 대상자로 취급하기보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경찰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와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은 6일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경찰개혁의 길을 묻다: 강제순환·감찰확대 반대, 실패한 통제를 넘어 민주경찰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는 축사에서 “감찰을 확대하고 강제 순환 보직을 시행한다는 것은 결국 조용히 있으라는 얘기”라며 “가장 평화롭고 조용한 곳은 공동묘지인데, 우리가 바라는 질서가 공동묘지의 질서는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정춘생 의원도 “경찰직협 자체 조사 결과 순환인사 확대에 90% 이상이 반대하는 것으로 안다”며 “현장 경찰관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으면 개혁은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민관기 경찰직협 위원장은 “아무 잘못이 없는 현장 경찰관들이 강제 순환인사의 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다수를 흔드는 방식으로 소수의 잘못을 해결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권한 커진 게 아니라 책임 무거워져”

오는 10월 2일 수사·기소 분리를 앞두고 경찰의 책임이 커지는 상황에서 강제 순환인사가 전문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발제를 맡은 황문규 중부대 교수는 “경찰의 권한이 커진 게 아니라 수사 개시부터 종결까지 책임이 무거워진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인력과 예산을 경찰이나 중대범죄수사청으로 충분히 이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동균 대구한의대 교수는 “‘향찰’이라는 용어는 경찰학 사전에도 없는 말로, 향판(지역법관)에서 따와 만든 조어”라며 “강제 순환인사는 전체 경찰관을 잠재적 비위 대상자로 취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태화 변호사는 “판사·검사도 순환 근무를 하지만 주거·이사비용 지원 등 제도적 뒷받침이 뒤따른다”며 “이런 고민 없이 강제 순환을 밀어붙이는 것은 탁상공론”이라고 했다.

강제 순환인사와 감찰 확대 반대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주문도 나왔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국가경찰위원회 실질화와 자치경찰제, 경찰관 노조 설립 등을 경찰 정상화 과제로 제시하며 경찰직협이 개혁 의제를 주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종자 대면 확인 지침도 도마…“경찰청은 지시만”

경찰청의 일방적인 지시 체계도 도마에 올랐다. 현장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채 방침부터 내려보내는 ‘탁상행정’이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방민석 경찰직협 정책기획실장은 경찰청이 지난달 28일 전국 시·도경찰청에 내려보낸 ‘실종자 대면 확인·증거 제출’ 지침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해당 지침은 제주에서 담당 경찰관이 실종자를 직접 만난 것처럼 허위 기록한 뒤 사건을 자체 종결한 사실이 드러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현장에서는 업무 부담과 실종자의 사진 촬영 거부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방 실장은 “현장에 가서 실종자에게 사진을 찍자고 하면 좋아하겠느냐”며 “이런 지휘부의 탁상행정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초상권 침해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는 “가족과 다퉈 기분이 나빠 전화를 안 받는 경우까지 실종 신고가 접수된다”며 “이런 사안까지 억지로 사진을 찍어 종결 처리하라고 하면 초상권 침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청은 지시만 내릴 뿐 그로 인한 책임은 지지 않는다”며 “장윤기 사건이나 제주 실종 사건이 터질 때마다 경찰청 지시는 똑같다”고 비판했다.

좌장을 맡은 이웅혁 건국대 교수는 “역대 정부에서 경찰개혁이 거론될 때마다 외관상의 디자인만 바뀌었을 뿐, 현장과 시민이 만나는 접점의 개혁은 소홀했다”며 “이제는 정당이나 경찰청이 아니라 경찰 스스로 개혁 담론을 주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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