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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 나온 사람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지만 이중 일부는 벤치에서 식사를 하기도 하고, 돗자리를 펴놓고 음주를 즐겼다. 이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일행들과 술과 음식을 나눠 먹고 바닥에 침을 뱉는 행위를 하는 등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았다.
도림천, 불광천 등 동네 하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주말을 앞둔 지난 11일 밤 서울 관악구의 도림천 인근 사람들이 몰리는 곳에선 설치된 통제선이 무색하게도 밤 9시가 지나자 하천을 따라 음식을 싸들고 온 사람들로 붐비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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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보는 시민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뚝섬 한강공원 근처에서 거주하는 박모(44)씨는 “정부에서 하지 말라는 건 하지 말고, 모두가 좀만 참아야 하는데 너무한다”라고 지적했다. 서울 관악구 주민 김모(30)씨는 “사람들이 모여서 술 먹고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거리두기 2단계· 2.5단계’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코로나19가 더 확산되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공원 등 야외공간은 지자체 관리요원들이 현장을 방문해 계도하지만, 모든 지역을 통제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방역 수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의 수준이 높아지면 전파가 줄어들고, 완화되면 늘어나는 반복적인 현상은 우리 사회가 이미 경험했다”며 “시민들 스스로가 경각심을 가지고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확산세가 다소 주춤해졌다고 판단해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이어져 온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조정하겠다고 13일 밝혔다.
다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방역당국은 설명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아직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오는 9월 28일부터 2주간 특별방역기간으로 설정하고 전국적으로 강력한 방역강화 조치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