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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있는 특성화 고교 학생들이 성별·나이·학력을 이유로 차별받는 근로 환경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내달 전국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재학생들의 권리선언과 권리 연합회 발족 등을 거쳐 열악한 노동 여건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특성화 고등학생 권리연합회(연합회)는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특성화 고등학생·현장실습생 권리선언’ 기자 회견을 열고 “특성화고 학생이라는 이유로 받은 차별과 무시에 맞서 당당하게 우리의 권리를 선언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연합회는 “특성화고 학생들은 취업 전 충분한 정보를 받아 일자리를 선택하고 노동법의 보호를 받아 노동할 권리가 있다”며 “비인간적인 노예계약 대신 정당하게 일하고 대가를 받는 근로계약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수원의 한 업체에 취업한 한 현장실습생은 취업 당시 몰랐던 베트남 파견 근무를 떠나 하루 12~22시간씩 일했다. 학교나 회사 측 보살핌 없이 6개월간 격무에 시달리다 올해 4월 건강 악화로 해당 업체를 그만두게 됐다.
연합회 관계자는 “건축 회사인 줄 알고 들어갔는데 막노동 현장이거나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른 채 해외 파견을 나가는 특성화고 학생들이 적지 않다”며 “일선 특성화고에서 취업률 부풀리기를 위해 학생들을 막무가내로 취업시키며 성과 올리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 7월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차별과 무시, 우리가 직접 바꾸겠다”며 권리 연합회 설립을 추진해 왔다. 연합회는 7월부터 서울·경기 지역 등 전국 16개 광역 시도에 회원 가입을 받기 시작해 이날까지 820명의 특성화고 학생들의 가입을 이끌어 냈다.
연합회는 내달 3일 ‘학생독립운동기념일’에 맞춰 특성화고 10만 권리선언을 발표할 계획이다. 같은달 11일에는 특성화 고등학생 권리 연합회를 정식 발족하고 △청소년 노동보호법 제정 △24시간 상담 신고 센터 ‘특성화고 119’ 운영 △특성화고 전용 교육 배포 △멘토단·지원 네트워크 구성 등 학생들을 위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특성화고 학생들이 겪고 있는 절박한 이야기가 알려지지 않아 학생들이 목소리를 낼 기회가 없었다”며 “그동안 받았던 차별과 무시, 보호받지 못한 노동 여건에 대해 사회에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