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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가지 자르려다 몸통 잃은 동부그룹, 일년새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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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I 2015.01.01 13:48:19

자구안 실패로 제철 이어 그룹 모태인 건설까지 잃어
채권단 자금회수에 주력, 선제 구조조정 회의론 커져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동부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동부제철(016380)에 이어 그룹의 모태인 동부건설(005960) 경영권까지 상실하는 등 엄청난 출혈을 감수해야 했다.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한 구조조정이 주력 계열사를 모두 잃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주도하는 선제적 구조조정의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동부그룹 자구안 최악의 결과로

1일 재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이 전날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사실상 동부그룹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동부제철에 이어 동부건설 경영권까지 상실하는 아픔을 겪게 됐다.

이로써 1년 남짓 이어진 동부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은 일단락됐다. 현재 남은 계열사들은 유동성에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동부그룹은 지난 2013년 11월 자산 매각을 통해 3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자구계획을 발표했다.

동부제철의 인천공장, 동부건설의 동부발전당진과 동부익스프레스를 매각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동부하이텍(000990), 동부특수강, 동부메탈 등도 매각 대상에 포함됐지만 제철과 건설 자산 매각이 핵심 골자였다.

당시 재계는 물론 채권단에서도 통 큰 결단이라는 호평이 나왔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산업은행이 추진했던 패키지 딜(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을 묶어 파는 것)이 무산되면서 동부그룹 자구안은 표류하기 시작했다.

동부제철 인천공장 매각에 실패한 채권단은 추가 자금 지원을 하는 조건으로 무상감자 실시를 요구하며 동부제철 경영권을 가져갔다.

채권단은 동부건설의 동부발전당진을 시장 예상가의 절반 수준인 2100억원에 SK가스로 넘기고, 동부익스프레스 경영권도 3100억원을 받고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넘겼지만 동부건설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동부그룹 입장에서는 곁가지(동부제철 인천공장·동부발전당진·동부익스프레스)를 잘라 팔아 몸통(동부제철·동부건설)을 구하려다가, 오히려 몸통을 통째로 빼앗기게 된 셈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주도하는 선제적 구조조정이 기업 회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동부그룹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최우선 목표로 삼았던 것은 기업 회생보다 투자금 회수였다”며 “공적 기능 대신 철저한 채권자의 입장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하다보니 기업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상 금융 중심 그룹으로 재편

동부건설과 동부제철이 빠지면서 동부그룹 비금융 사업의 주력은 동부대우전자와 동부팜한농 등 전자 및 농업 분야로 재편됐다.

그러나 동부대우전자의 연매출은 2조원 안팎, 동부팜한농은 1조원 미만이다. 두 회사 모두 흑자를 기록 중인 우량 기업이지만 그룹을 이끌기에는 사업 규모와 역량이 미흡한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동부그룹은 동부화재(005830) 등 금융 계열사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게 됐다. 매년 10조원 이상의 보험료 수익을 올리고 있는 동부화재는 그룹 전체 매출 중 75% 이상을 책임지게 될 전망이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동부건설과 동부제철이 계열사에서 제외되면 비금융 사업 매출 중 60% 정도가 감소하게 된다”며 “이제 동부화재가 그룹의 중심을 잡고 전자와 농업 분야를 키워 나가는 구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그룹 본사인 서울 강남 대치동의 동부금융센터 전경. 동부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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