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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이 뭐길래` 대우·삼성證 엇갈린 행보

김상욱 기자I 2012.02.01 11:20:11

대우증권 홍콩법인, 1억달러 증자..작년 150억원 세전익
삼성증권 홍콩법인, 740억원 누적손실..결국 인력감축

[이데일리 양효석 김상욱 기자] 새해들어 홍콩 자본시장을 놓고 KDB대우증권(006800)삼성증권(016360)의 희비가 극명하게 교차하고 있다.
 
지난해 흑자를 기록한 대우증권이 올해 추가 증자를 통해 사업확대 방침을 밝힌 반면, 적자에 시달리던 삼성증권은 결국 사업축소를 결정했다.

대우증권과 삼성증권의 이같은 행보는 그동안 홍콩시장에 접근한 전략의 차이에서 빚어졌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이 일시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 현지인력 확충에 나섰던 반면 대우증권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접근전략을 사용해왔다.

◇삼성證, 대규모 투자불구 부진..결국 사업축소

삼성증권은 지난 2009년 홍콩법인 자본금을 1억달러로 증자하며 지점을 법인으로 확대했다. 이후 글로벌 투자은행(IB) 출신 리서치, 주식세일즈 인력들을 대거 확충했다. 이 과정에서 20여명 수준이던 홍콩법인의 인력은 130여명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투자비용에 비해 성과가 좋지 못했다. 삼성증권 홍콩법인은 지난 2009회계연도(2009년4월~2010년3월)에 160억원, 2010 회계연도에는 44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09년부터 2011년 반기까지 누적적자가 740억원에 달했다.

많은 인력확충에 따른 고정비 증가를 감당할 정도의 수익을 내지 못한 결과다. 이에따라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증권 홍콩법인의 추가 증자가 불가피하다는 소문들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최근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증권 사장이 교체된 이유중 하나로 해외사업의 부진을 지목하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삼성증권은 1일 홍콩법인 사업을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홍콩주식 세일즈 인력을 한국주식 세일즈로 전환하고, 리서치 인력을 조정하는 등 홍콩법인 직원수를 절반 이하로 줄일 계획이다.
 
인가를 진행중이던 싱가포르법인 역시 보류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홍콩법인 사업을 축소하는 상황에서 싱가포르 쪽을 확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證 `천천히 천천히`..올해 공격적 행보

반면 대우증권은 단계적으로 홍콩사업을 확대해 왔다. 삼성증권이 공격적으로 투자를 단행하던 2009년말 대우증권 홍콩법인의 자본금은 3000만달러였다. 2010년에 1억달러까지 증자했고, 지난해 추가로 다시 1억달러를 늘렸다. 이 과정에서 인력확대는 최소화했다.

대우증권은 올해도 1억 달러 규모의 추가 증자를 계획하고 있다. 임기영 사장은 "당국의 허가를 받아 상반기중 홍콩법인에 추가로 1억달러를 증자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도 (삼성증권과 같은) 접근방안을 고민했지만 아직 이르다는 판단을 내렸었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은 삼성증권이 현지에서 대규모 인력을 채용한 것과 달리 주식 세일즈, IB, 세일즈&트레이딩 등의 분야에서 본사와 매트릭스 조직을 도입했다. 본사 인력과 현지 인력도 적절히 조합했다. 지난해말 기준 26명의 홍콩법인 직원중 절반이 본사, 나머지가 현지인력이다.
 
하지만 올해는 과거와 다른 양상이 빚어질 전망이다. 대우증권은 삼성증권과 달리 공격적인 구상을 하고 있다.
 
대우증권 홍콩법인은 지난해 150억원 가량의 세전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목표는 200억원 수준이다. 직원들도 올해 2배이상 늘릴 계획이다. 최대 40여명 규모의 현지 트레이딩 센터도 곧 운영에 들어간다. 홍콩물 주식중개와 기업공개(IPO) 등은 물론 자기자본 투자 등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임기영 사장은 "개인자산이 급증하는 만큼 한국물만으로는 채울 수 없다"며 "G7 주식이나 채권등도 같이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우증권은 올해 홍콩 이외에도 베이징과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중국시장, 지난해 지점으로 재편한 일본 도쿄, 현재 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한 화교경제권 등의 공략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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