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 이 기사는 06월 27일 13시 24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김세형 기자] 대한통운(000120) 인수전을 둘러싸고 매물로 나온 에버랜드 지분 4.25%의 향방이 새삼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포스코(005490)와 삼성SDS의 컨소시엄 구성이 관심의 출발점이다. 삼성그룹의 대한통운 인수전 참여금액과 에버랜드 매각 지분의 평가금액이 엇비슷하기도 하다.
27일 IB업계에 따르면 한국장학재단은 빠르면 이달말 에버랜드 지분 4.25%에 대한 매각 공고를 내고 본격 매각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학재단은 현재 주간사인 동양종합금융증권을 통해 시장 반응을 점검하고 있는 단계로 매수 가능성이 있다면 곧장 매각에 들어갈 방침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당 에버랜드 지분은 이건희 회장의 막내딸 고 이윤형씨가 소유했던 것으로 지난 2006년 삼성그룹이 8000억원 규모 사회 헌납을 발표한 뒤 교육부에 기부한 것이다. 해당 지분이 경영에 참여할 만큼 크지는 않으나 에버랜드가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노릇을 해 왔고 삼성그룹이 3세로의 그룹 승계 과정에 있다는 점에서 투자 매력도는 충분한 것으로 평가돼 왔다.
하지만 주식시장 공개 등 3세 승계와 관련된 작업이 언제 진행될 지 불확실하다는 점은 투자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삼성그룹 입장에서는 사회공헌하겠다고 내놓은 지분을 그룹 승계를 위해 도로 가져 간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어 선뜻 매입하기가 쉽지 않다.
이같은 상황에서 포스코가 삼성SDS의 대한통운 지분 인수 댓가로 해당 에버랜드 지분을 매입할 것이냐 하는 것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삼성SDS는 포스코 컨소시엄에 합류하면서 대한통운 지분 5%를 인수할 계획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지분임을 감안할 때 대략 2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당 지분으로는 이사 자리를 요구하는 등 대한통운의 경영에 직접 참여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포스코측으로부터 철강 제품의 안정적 공급과 물류 IT 경험 증대 등의 호의를 제공받을 수는 있지만 포스코측이 대한통운을 강력 통제하려 할 때 단순히 재무적 투자자로 전락할 우려마저 있다. 반면 포스코는 삼성SDS의 참여로 약점이었던 명분을 대폭 보강하면서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장학재단이 매각을 추진하는 에버랜드 지분 4.25%의 가치는 삼성카드가 지난해 평가한 것이 잣대가 될 만하다. 이를 기준으로 할 때 해당 지분의 평가금액은 2200억원 가량으로 삼성SDS가 대한통운 지분 인수에 사용할 금액과 큰 차이가 없다.
만일 현실화 된다면 포스코가 단독참여시 써야할 자금으로 에버랜드 지분을 인수할 수 있고 삼성그룹 입장에서는 우호적 주주 아래 에버랜드 지분을 보관할 수 있게 된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금융지주 매각 입찰시 우리금융지주 경영진이 비씨카드 지분을 매개로 KT를 끌어들인 것처럼 대기업간 지분 스왑은 흔하다"면서 "포스코 역시 현대중공업, 신한금융지주 등과 지분 스왑을 한 적이 있는 만큼 에버랜드 지분 매입은 충분히 생각할 만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마켓in][대한통운 셈법]①이재용의 SDS vs 이재현의 GLS
☞대한통운 본입찰 오늘 오후 마감..`CJ·롯데` 행보 촉각
☞[마켓in]사흘남은 대한통운 본입찰.. CJ의 선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