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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주 급등에 S&P500·나스닥 상승…중동 충돌에도 AI 낙관론 우세[월스트리트in]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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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6.07.10 05:47:11

마이크론 투자 확대·엔비디아 대중국 판매 기대
SK하이닉스 ADR 흥행에 반도체 랠리
미·이란 공습 재개에도 유가 2%대 하락
월가 "시장 관심은 지정학보다 실적"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증시가 9일(현지시간) 반도체주 급등과 국제유가 하락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이 이틀 연속 공습을 주고받으며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됐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제한적 충돌로 받아들이며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기업 실적, 미국 경제의 견조한 흐름에 더 무게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81% 상승한 7543.64를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3% 뛴 2만6206.89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27% 오른 5만2487.41을 기록하며, 3대 지수 모두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세계 증시 흐름을 보여주는 MSCI 세계지수도 0.7% 넘게 상승하며 투자심리 회복을 반영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반도체 랠리…AI 기대 다시 살아났다

이날 증시를 이끈 것은 단연 반도체주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1% 올랐고, 반에크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SMH)도 2.5% 상승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4.5%, 샌디스크는 7.6% 각각 급등했다.

반도체주 강세의 배경에는 AI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가 다시 살아난 점이 자리했다.

마이크론은 이날 AI 메모리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내 투자 규모를 총 2500억달러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신규 반도체 공장과 첨단 생산설비를 확충해 급증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차세대 메모리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마이크론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AI 사이클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와 딥시크 등 자국 AI 기업들에 엔비디아의 H200 AI 칩을 제한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도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가 일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되면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반도체 업종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특히 이날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SK하이닉스의 미국예탁증서(ADR)가 공모 과정에서 7배 이상 초과 청약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점도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SK하이닉스는 ADR 가격을 주당 149달러로 책정해 약 265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조달 자금은 AI 메모리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신규 생산시설과 장비 투자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 상장은 지난달 스페이스X IPO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규모의 주식 발행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최근 반도체주는 AI 투자 과열 우려와 공급 과잉 가능성, 막대한 투자에도 수익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 속에 큰 변동성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날은 AI 투자 사이클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신호들이 잇따르면서 투자자들이 다시 반도체주를 적극적으로 매수했다.

중동 긴장에도 유가 하락…시장 “관리 가능한 충돌”

중동 정세는 이날도 불안했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미군이 이란에 대해 이틀 연속 추가 공습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과 인근 해역에서 상업용 선박을 공격한 데 따른 대응이다. 미국과 이란이 모두 군사행동을 공식 발표하면서 양국 간 임시 휴전은 사실상 흔들리는 양상이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반응은 비교적 차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협상을 원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카타르와 파키스탄이 양국 간 협상을 중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시장은 이번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산되지는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에 따라 전날 급등했던 국제유가는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1% 하락한 배럴당 71.94달러를 기록했고, 브렌트유도 2.4% 내린 배럴당 76.12달러에 거래됐다.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BBH)의 엘리아스 하다드는 시장이 이번 사태를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을 주지 않는 ‘관리 가능한 긴장(managed escalation)’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버던스의 메건 호네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 상황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고 불확실성도 매우 크다”며 “분쟁이 내일 끝날 수도 있지만 더 큰 충돌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는 글로벌 주식 포트폴리오를 충분히 분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호네먼 CIO는 또 시장이 올해 하반기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는 유가만이 아니다”라며 “AI 투자 확대와 견조한 경제 성장,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소비가 단기적으로는 모두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선은 실적 시즌…“AI는 투자보다 수익성이 중요”

월가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보다 다음 주부터 본격화하는 2분기 기업 실적 시즌이 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랐다.

밀러 타박의 매트 말리는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상황보다 다가오는 실적 시즌에 훨씬 더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메리프라이즈의 앤서니 새글림벤은 “향후 한 달간 시장의 방향은 결국 기업 실적이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들은 단순히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높은 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하고, 실적 전망도 시장 기대를 충족하거나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기업 중심의 이익 증가세가 현재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계속 정당화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에드워드존스의 브록 와이머도 올해 기업들의 이익 증가세는 여전히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AI 관련 투자 역시 의미 있게 둔화되는 조짐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LPL파이낸셜의 제프 북바인더는 “AI는 올해 하반기에도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투자 테마가 될 것”이라면서도 “앞으로는 누가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하는지가 아니라 누가 AI 투자에서 실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지가 시장의 새로운 평가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지표 엇갈려…연준 추가 인상 전망은 여전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혼조세를 보였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00건 감소한 21만5000건으로 집계돼 시장 예상치인 21만8천건을 밑돌았다. 여전히 미국 노동시장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반면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지난달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2.4% 감소한 연율 409만채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인 420만채를 밑돌았다. 공급 부족으로 집값이 사상 최고 수준을 이어가면서 높은 금리가 주택 구매를 제약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재정적자 확대에 대한 부담도 이어졌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54% 안팎에서 거래됐고, 전날 실시된 30년물 국채 입찰에서는 거의 20년 만의 최고 수준의 낙찰금리가 형성됐다. 국채 공급 증가로 투자자들이 장기 국채를 보유하는 대가로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됐다.

전날 공개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연준 내부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현재 올해 안에 최소 한 차례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가능성을 80% 후반대로 반영하고 있다.

다만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중동 사태에도 올해 남은 기간 에너지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는다면서도,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AI 투자 확대가 장기적으로는 생산성을 높여 물가를 낮출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수요를 자극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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