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2028년 LA 하계올림픽을 ‘6G 굴기’의 무대로 삼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내놓았다. 반도체·통신 기업 퀄컴에 직접 6G 상용 디바이스 3종 준비를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표준조차 완성되지 않은 시점에 ‘진짜 6G’가 가능할지에 대한 회의론이 거세다.
퀄컴 대외업무담당 수석부사장 네이트 티비츠는 최근 폴리티코 주최 행사에서 “미국 정부는 6G에 매우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2029년 상용 서비스 개시에 맞춰 2028년 LA 올림픽에서 선보일 6G 상용 디바이스 3종을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 고 밝혔다. 그는 “(6G 상용화) 일정이 상당히 빠르게 앞당겨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LA올림픽을 앞두고 6G 주파수 확보 작업에도 착수한 바 있다. 현재 7.125~7.4GHz 대역을 사용하는 연방 시스템을 재분배해 6G 서비스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으로, 연방 기관에 12개월 이내 주파수 재분배 계획 제출을 요구했다.
퀄컴은 이미 58개의 글로벌 파트너사와 연합군을 결성하고, 2028년 기술 시연을 거쳐 2029년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선다는 로드맵을 구체화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는 MWC 2026 기조연설에서 “6G는 단순한 통신 세대교체가 아니라 AI가 자동차·로봇·안경 등 모든 사물에 이식되는 ‘지능형 인프라’의 완성”이라며 비전을 제시했다.
이번 연합의 목표에는 6G 필수 표준의 적기 개발, 2028년 사양 준수(pre-commercial) 6G 디바이스 및 네트워크 시연, 6G 준비도에 대한 공통 산업 벤치마크 수립, 그리고 2029년부터 글로벌 상호운용 가능한 상용 6G 시스템의 초기 도입이 포함됐다.
하지만 문제는 속도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2027년부터 IMT-2030 프레임워크를 위한 기술 제출 절차를 시작하며 이 과정은 2029년 초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ITU가 해당 기술을 IMT-2030으로 공식 지정하는 작업은 2030년경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며, 3GPP의 첫 번째 6G 표준인 릴리즈21(Rel.21)도 2030년에 맞춰 확정될 전망이다.
결국 2028년 올림픽 시점에는 공식 6G 표준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외신들은 “2028년 올림픽에 등장하는 상용 디바이스는 실제 6G라기보다 ‘6G 느낌’을 입힌 5G 기술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고 평가했다. 이 같은 흐름은 실제 2019년 세계 최초로 5G 상용 서비스를 개시한 한국이 이에 앞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인 것과 흡사한 구도다. 차이가 있다면 당시에는 표준이 이미 어느 정도 정립된 상황이었다는 점이다.
MWC 2026을 계기로 엔비디아와 퀄컴이 각각 6G 연합 출범을 알리며 세력 결집에 나섰다. 퀄컴 연합에는 국내 통신 3사(SKT·KT·LG유플러스)와 LG전자 등이 참여했다.
그러나 단순히 이름을 올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6G의 핵심 승부처로 꼽히는 AI-RAN, 네트워크 자동화, 통신과 센싱 결합(ISAC) 분야에서 ‘한국이 제안하는 기본값’으로 표준을 선점하려면 레퍼런스 구현과 검증 체계를 먼저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5G 세계 최초 상용화의 주인공이 6G에서도 주도권을 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켓잉크 김건우 기자woowoong@market-i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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