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 확보 어려운 자율주행기술, 답은 PBV에"

황영민 기자I 2025.10.02 07:00:00

■경기도 모빌리티 산업, 자율주행 너머 미래로④-完
강용신 경기도 미래모빌리티센터장 인터뷰
고가의 자율주행차량 활용도는 낮아, 다용도 개량 필요
PBV 실증 위해서는 안전, 제도적 인증 등 선결돼야
지원사업의 한계도 명확, R&D 기능 집중 필요성 제기

[성남=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인간의 개입 없이 인공지능(AI)이 학습된 도로 데이터를 바탕으로 완전에 가까운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End to End(E2E) 기술. 그리고 날이 갈수록 진화하는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양자암호통신 실증까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융기원)이 운영하는 경기도 미래모빌리티센터는 우리가 알고 있는 자율주행 그 너머의 미래를 향한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강용신 경기도 미래모빌리티센터장이 PBV 등 차세대 모빌리티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황영민 기자)
강용신 미래모빌리티센터장은 “타 기관과 미래모빌리티센터의 차이점은 연구개발역량에 있다”며 “단순히 예산을 지원하는 시혜적 성격의 사업이 아닌 새로운 모빌리티 기술을 도내 기업들과 공동개발하고, 도민들이 실생활에서 직접 체험하는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강 센터장이 바라보는 자율주행 이후 모빌리티 산업의 흐름은 ‘미래형 목적기반 모빌리티(Purpose Built Vehicle·PBV)’에 있다. PBV는 용도에 따라 정형화된 기존 차량과 달리 구동 플랫폼 위에 모듈러 방식의 상부를 장착해 필요에 따라 사용 용도를 달리할 수 있는 차량을 말한다. 예를 들면 아침에는 객석이 설치된 모듈러를 탑재해 통근용 차량으로 활용을 하고, 낮 시간대에는 화물용 모듈러로 바꿔 장착해 택배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강 센터장은 “판타G버스 등을 운영하며 느낀 것은 자율주행기능을 구현하다 보니 차량이 고가가 돼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실제 자동차 시장에서도 만드는 회사나, 서비스하는 회사나 모두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PBV가 보급돼 자율주행기능과 결합되면 차량 효율성이 높아지고, 경제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시가 출근길 대중교통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자율주행 기반 ‘새벽동행버스’에 사용되는 차량 한 대 가격은 1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모빌리티센터가 대중교통이 열악한 판교2테크노밸리에서 운영 중인 자율주행 판타G버스의 가격은 이보다 더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막대한 예산을 투입함에도 출퇴근 시간대 외 자율주행버스 활용 빈도는 높지 않은 실정이다. 강 센터장이 차기 모빌리티 기술개발 방향에 PBV를 주목한 이유다.

다만 PBV 플랫폼 개발과 실증사업을 위해서는 ‘규제’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 강 센터장은 “우리 센터가 추구하는 방향은 화물과 여객 분야인데, 모듈러 탈부착 방식을 실증하기 위해서는 안전성 검증을 거쳐야 한다. 문제는 이 안전에 대한 정부 방침이 굉장히 보수적이라는 점이다”라며 “또 화물+여객이라는 혼합형태 차량 방식에 대한 제도가 마련되지 않아 실도로 주행을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현실의 어려움 토로했다.

미래모빌리티센터는 전국 지자체 공공기관 중 유일한 R&D 역량을 갖췄지만, 지자체 소속으로 갖는 한계점도 분명하다. R&D에 대한 정책 설계자들의 이해 부족이다. 새로운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요구분석-R&D-실증-상용화라는 단계를 거치게 돼 있는데, 여기서 R&D는 순수 연구개발만을 의미한다. 하지만 지자체의 예산 분야에 R&D는 실증사업 등과 함께 ‘과학기술’이라는 한 카테고리에 묶여 별도 배정을 받지 못하는 상태다. 자연히 지원사업에 예산이 더욱 치중돼 R&D 관련 예산은 뒤처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강용신 센터장은 “미래모빌리티센터는 단순 지원사업이 아닌 연구개발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경기도내 기업들과 함께 어깨를 맞대고 기술개발을 함으로써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도하는 역할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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