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화나 흡연 여부 언제 어디서든 5분안에 확인한다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미국, 유럽 등에서 마리화나 합법화 움직임이 있는 상황에서 오남용을 막도록 약물 복용 여부를 빠르게 검출하는 기술이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이학호 나노의학 연구단 연구위원(하버드 의대 교수)과 천진우 단장(연세대 교수) 연구팀이 김민곤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연구팀과 함께 마리화나 복용 여부를 5분안에 정확히 검출하는 현장진단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학호 기초과학연구원 나노의학연구단 연구위원(오른쪽)과 천진우 기초과학연구원 나노의학연구단장(왼쪽).(사진=기초과학연구원)

연구팀은 방사형 멤브레인과 광학장비를 이용해 기존보다 민감도를 높이고 소요시간은 줄였다.

마리화나 검사에는 주로 ‘측방 유동 분석법’이나 ‘기체 색층·질량 분광법’이 쓰인다. 측방 유동 분석법은 간편하고 빠르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 반면 기체 색층·질량 분광법은 정확도가 높지만 검출에 수일이 걸리고 가격도 비싸다.

연구팀은 이에 방사형 유동 분석법과 투과형 광학센서 디자인을 합친 ‘마리화나 흡연 현장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3분 만에 타액에 포함된 작은 분자를 검출할 수 있다. 개발된 투과광 검측 알고리즘도 적용하면 분석물을 높은 감도로 검출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같은 작은 측정기기에서 이러한 기술도 활용할 수 있다.

실험 결과 마리화나 유효 물질을 시료 채취부터 결과 도출까지 5분 이내에 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출 한계는 0.17 ng/ml로 마리화나 흡연 여부 확인을 위한 국제 규정(1ng/ml 미만)도 충족한다.

총 86명이 참가한 임상시험에서 43명은 마리화나 복용 실험군(3명은 씹는 형태, 40명은 흡연 형태)으로, 나머지 43명은 마리화나 미복용 대조군(13명의 일반 담배 이용자 포함)으로 분류해 100%의 정확도를 기록했다.

이학호 연구위원은 “기존 마리화나 검출 방법들의 한계를 극복해 높은 감도로 빠른 검출을 할 수 있게 됐다”며 “마리화나뿐만 아니라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나 암 진단 분야에서도 유용한 플랫폼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트랜스레이셔널 메디슨(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지난달 20일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