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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근 JKL파트너스 대표(사진)는 26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판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기관 1호 기관이 된 이유를 이 같이 설명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투자한 기업의 의결권 행사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만든 자율 지침이다. 정부는 2014년 논의를 시작해 지난해 12월 시행에 들어갔지만 5개월여 동안 공식적으로 도입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주에서야 사모펀드(PEF)인 JKL파트너스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1호로 이름을 올렸다.
정 대표는 “정부 시책에 맞춰 졸속으로 발 빠르게 뛰어든 것은 아니다”며 “JKL파트너스가 투자자들과 소통하고 진행했던 작업이 스튜어드십 코드 7개 원칙과 같아 다른 곳보다 먼저 시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JKL파트너스는 준비기간인 약 3개월동안 스튜어드십 코드를 처음 도입한 영국 사례를 참고해 대응 매뉴얼을 한층 더 구체화했다. 정 대표는 “해외와 비교하면 영국이 가장 우리와 비슷하다”면서 “영국의 사례를 참고해 초기보다 많이 고쳐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공모가 아닌 PEF 펀드이기 때문에 도입이 수월했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공모펀드 위주의 자산운용사들은 포트폴리오도 많고 투자자들이 대부분 개인이라 제약이 많다”면서 “우리는 주로 투자가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펀드로 이뤄져 도입에 스튜어드십 코드와 추구하는 방향이 같아 큰 문제가 없었다”고 전했다.
즉 자신들이 투자사의 주인이므로 책임을 수행하기 위한 명확한 정책을 마련하고, 투자사를 주기적으로 점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단독 바이아웃 펀드의 경우는 운용 인력들이 투자사 대표이사 역을 맡게 된다”며 “길게는 1년 이상 투자사로 출근하게 된다. 현재 JKL파트너스의 바이아웃 펀드 6개 가운데 4개 펀드에 운용인력들이 대표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 쟁점인 5% 룰(지분보유 공시 의무)에 관해서도 문제없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PEF가 투자 대상을 분할 매각하는 경우는 극히 제한적이고, 그런 경우를 찾기도 어렵다”며 “평균 투자 기간은 2.5년에서 4.5년이고 경영이 정상화됐다는 판단이 내려질 때 매각에 나선다”고 전했다. 그는 또 “상장사의 주식도 최소 10%에서 최대 30%의 물량을 소유하므로 쉽사리 시장에 팔 수도 없다”며 “매각 대상자 선정 후 장외거래를 통해 지분을 정리한다”고 설명했다.
미공개정보 이용에 대한 우려도 기우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PEF 정관은 공모와 다르다. 발생 가능한 모든 이해 상충 문제를 열거하고, 펀드에 자금을 댄 곳과 투자처가 같은 경우까지 고려한다”며 “변경이 있을 경우는 전원 또는 관계자 총소집을 통해 동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분기와 반기에 걸쳐 모든 회사의 동향을 보고하고, 설명회도 진행한다”면서 “다만 기존까지의 실무적 관행이 앞으로는 규정이 되므로 부담은 있다”고 말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확산을 위해 조속히 해설서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PEF의 경우 기존의 관행들과 다르지 않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어려움이 없으나 공모는 다르다”며 “특히 정책 확산을 위해 연기금 참여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는데 국민연금도 위탁자인 동시에 국민으로 돈을 받는 수탁자이므로 제약이 많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지배구조원 등은 다양한 업계 의견을 수렴해 실무 지침서인 해설서를 조속히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1년에 설립한 JKL파트너스는 2009년 JKL 제1호 PEF 설립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국내 PEF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총 8900억원 규모의 9개 펀드를 설립, 운용 중이다. 2014년엔 하림그룹과 팬오션을 공동 인수해 주목받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