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특검이 확인한 '청와대 훈민정음 해례본' 진위 여부 '관심'

김용운 기자I 2017.01.31 09:32:32

안종범 전 수석 수사과정 중에 진술 확보
진품일 가능성 높지 않아
2015년 '훈민정음 복간본' 나오기도

2015년 교보문고와 간송미술문화재단이 공동으로 펴낸 ‘훈민정음 복간본’(사진=교보문고)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청와대 훈민정음 해례본’의 진위 여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청와대 훈민정음 해례본’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에서 훈민정음 해례본을 보관 중’이란 진술을 확보한 사실이 전해지며 알려졌다.

3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특검은 모 IT업체의 대표인 한 모씨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훈민정음 해례본’을 보내 청와대에서 보관 중이라는 것을 파악했다.

한씨는 안 전 수석에게 이 ‘해례본’을 직접 전달하려 했지만 안 전 수석이 거부하자 택배로 청와대에 ‘해례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는 안 전 수석을 통해 대기업 납품 등을 청탁하기 위한 선물로 이 책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수석은 한씨로부터 받은 ‘해례본’을 보관하라고 지시했고 이후 청와대에 보관 중이란 것이다.

학계에서는 ‘청와대 훈민정음 해례본’이 진품일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한씨가 안 전 수석에게 배달한 ‘훈민정음 해례본’이 ‘훈민정음’을 기념하는 단체들이 ‘간송본’을 토대로 똑같은 재질·행태로 만든 ‘영인본’(사본)이나 ‘복간본’일 가능성이 높아서다.

실제로 교보문고와 간송문미술문화재단은 2015년 10월 ‘훈민정음 복간본’을 3000부 찍어 25만원에 판매했다. 이에 앞서 1946년 조선어학회도 ‘훈민정음 해례본’을 복원·영인하면서 ‘훈민정음 영인본’을 내기도 했다.

사정 당국도 IT 중소기업 대표인 한씨가 문화·학술계에 특별한 소양을 지녔다는 정황이 드러나지 않았던 데다 ‘해례본’을 조사한 결과 문화재적 가치가 크지 않다고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청와대 훈민정음 해례본’은 일종의 해프닝으로 마무리 될 확률이 크다. 다만 만에 하나라도 ‘청와대 훈민정음 해례본’이 진품으로 판명날 경우 박영수 특검팀이 의도치 않게 ‘국내 최대 문화재 발굴 사건’의 주역이 될 수도 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세종이 음양오행의 원리와 사람의 발음기관을 본떠 훈민정음을 만든 과정을 한문으로 설명한 책이다. 현재 ‘훈민정음 해례본’은 간송미술관이 소장 중인 국보 제70호인 ‘간송본’과 ‘간송본’과 같은 판본으로 경북 상주에서 발견된 ‘상주본’ 두 개만 전해진다.

그러나 ‘상주본’의 이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배 모씨가 지난해 ‘상주본’을 국가에 헌납하는 대가로 1000억원 요구하며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 안민석 “이재용 구속 이끈 노승일 부장을 도와주세요” - 최순실 "대통령도 바뀌었으니 의혹 말고 제대로 밝혀달라" - 특검, '의료농단' 김영재 원장 징역 2년6월 구형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