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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장시간 귀성·귀경길. 이 음악 어떠십니까. 음악의 힘은 세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거나 영영 떠나간 부모가 사무치게 그리울 때, 혹 떠나간 인연을 잊지 못할 때라든지…. 가족이나 친구가 건네는 위로와 격려보다 우연히 거리의 상점이나 버스 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울컥할 때가 있다.
귀성·귀경길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차량 정체에 화가 치밀어 올라도 마음을 힐링해줄만한 음악들이 있다. 따뜻한 커피 한잔의 여유처럼 ‘음악’만으로도 반짝반짝 기억을 건져 올릴 만한 클래식 음반 4개다. 국내 클래식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젊은 남성 피아니스트인 윤홍천·임동혁·김선욱·조성진이 그들이다. 베토벤, 모차르트, 쇼팽 전주곡 등 기억 속 어느 한 켠의 길을 내달리게 될 터다.
◇조성진 ‘쇼팽’…노련함에 ‘클맹’도 환호
“노래방에서 트로트만 부르던 회사 상사도 조성진 얘기를 꺼낼 정도다. 클맹(클래식 문외한)이 첫 클래식 음반을 사게 하는 공을 세웠다”. 이제 ‘한국’에서 ‘조성진’을 모르면 간첩(?)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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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내한공연을 놓쳤더라도 도이치 그라모폰(DG)에서 발매한 ‘2015 쇼팽 콩쿠르 실황음반’을 추천한다. 지난해 11월 발매 후 지금까지 팔린 이 앨범은 모두 8만 5000장. 최근 10년간 클래식 음반 중 최고 기록이다. 수록곡을 보면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폴로네이즈 op.53’을 비롯해 ‘쇼팽 전주곡 op.28’, ‘야상곡 op.48-1’, ‘피아노 소나타 2번 op.35’ 등 콩쿠르 실황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임동혁 ‘쇼팽’…절제된 음색 위 큰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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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혁의 힘은 고급스러운 타건과 감정선을 잘 담아냈다는 점이다. 게다가 여운까지 준다. 임동혁이 지난해 내놓은 음반은 2008년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이후 독집으로는 7년 만. 오랜 시간 단련해온 쇼팽 스페셜리스트의 내공이 눈에 띈다. 굴곡진 인생사를 차곡차곡 새겨 넣고 있는 것 같다.
영국의 권위 있는 클래식 음악 전문지 ‘BBC뮤직 매거진’은 올 2월호에서 ‘이달의 음반(Choice)’으로 선정했다. 별 5개 만점을 받은 리뷰에서 “번뜩이는 기교 속에서 놀라우리만치 깔끔하고 또렷한 아티큘레이션을 선보인다”라는 극찬을 받으며 편집자와 비평가들의 종합평가를 거쳐 우수 음반으로 뽑혔다.
◇김선욱 ‘베토벤’…솔직담백한 소나타 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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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평론가는 “김선욱은 피아노음악의 해석가라고 할 수 있다. 서양기준의 정신세계를 자신의 관점으로 읽어내 새로운 느낌의 비전을 내놓는다. 구조적으로 재해석해 베토벤이란 성을 쌓아가는 건축가”라고 평했다.
◇윤홍천 ‘모차르트’…드라마틱한 감정선
“무인도에 가지고 가야 할 단 하나의 음반이 있다면 이것!”(독일 ‘포노포럼’). “마치 모차르트가 살아나 피아노 앞에 앉은 것 같다”(독일 ‘라디오 브레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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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음반사 웸스와 5년에 걸쳐 5장의 앨범을 내놓는다. 작년까지 3장이 나왔다. 4번째 앨범은 올 4월 녹음해 가을 발매할 예정이다. 2017년 가을까지 시리즈를 마무리한다. 유럽의 유명 월간지, 라디오방송 등에서 극찬한 첫 앨범은 최근 국제클래식음악상(ICMA) 후보에도 올랐다. 처음엔 동양 피아니스트에 대한 선입견도 있었지만 드라마틱한 그의 연주를 신선하게 받아들였다.
지난해 11월 발매한 두 번째 음반 역시 모차르트의 다양한 감정과 인간적 색깔을 풍부한 색채감으로 풀어냈다는 평가. 피아노소나타 2번(KV 280), 9번(KV 311), 12번(KV 332), 15번(KV 545)을 수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