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LG'는 지난해 10월 LG전자 최고경영자(CEO)로 등장한 구 부회장이 1년이 넘게 강조했던 구호다. 그간 조직 추스리기에 주력한 구 부회장이 이제 경쟁사보다 한발 앞선 준비와 실행으로 '1등 LG'의 목표를 구체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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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가 "미리 먼저 생각하고, 일찍 앞서 준비하여"라고 선창하면, 참석자들은 "제대로 실행합시다"라고 후창하는 식이다.
그간 LG전자의 사내 공식 행사 구호는 "독하게 실행합시다"였다. 구 부회장이 취임한 이후 1년이 넘게 써오던 "독한 실행"이라는 구호가 바뀐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사내 구호는 최고경영자의 경영철학을 함축적으로 담은 것"이라며 "구 부회장이 직접 구호 변경을 지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위기에 빠진 LG전자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구 부회장이 처음 던진 메시지는 '독기(毒氣)'였다. 김 부회장은 '독한 LG'를 강조하며 패배 의식으로 느슨해진 조직의 고삐를 바짝 조였다.
구 부회장의 '독한 LG'는 '3D로 한판 붙자' 등 LG전자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와 소니 등 경쟁사에 대한 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언제까지 '독기'만 강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조직을 어느 정도 추슬렀다고 판단한 구 부회장은 '독기'보다 이제 경쟁사보다 한 발짝 앞서 나갈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행동지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미리 준비해서 제대로 실행하자"라는 구 부회장의 새 경영 키워드는 그렇게 등장했다. LG전자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3세대 스마트폰을 사실상 포기하고 4세대인 LTE폰에 집중했던 것처럼,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미리 준비해서 제대로 실행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일단 해보고 안되면 다시 하자는 식은 곤란하다는 의미"라면서 "한번을 하더라도 미리 준비하고 고민해서 제대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구 부회장의 메시지를 담은 구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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