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 이 기사는 01월 19일 11시 14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오상용 기자] 대한해운(005880)이 은행권 신규차입과 보유선박 매각, 용선대 조정을 통해 연간 4000억원대의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19일 해운업계와 은행권에 따르면 대한해운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을 통해 신규 운영자금 조달을 추진하는 한편, 선박금융 상환이 상당부분 이뤄진 선박을 대상으로 매각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한해운은 은행 차입과 보유선박 매각을 통해 연간 2000억원 가량의 신규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
동시에 이달초부터 60여곳 선주들과 진행하고 있는 용선대 조정 협상을 통해 연간 2000억원 안팎의 비용절감 목표로 세웠다.
최근 벌크선 운임료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한해운은 지난 2009년에도 50여곳 선주들과 용선대 조정 협상을 통해 연간 1억불(1200억원)의 비용을 줄인 바 있다. 당시에는 용선계약 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대신 용선료를 인하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번 협상에서는 선주들이 BDI(벌크선 운임지수) 하락폭을 감안해 용선료를 인하해주면 향후 BDI 상승시 상승폭 만큼 다시 용선료를 인상하는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종의 원가연동제 개념이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이번주 용선료 조정에 관한 협상을 마무리해 이달중으로 결과를 도출할 계획"이라며 "목표한 만큼의 비용절감을 이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일부 선주는 "선박가격이 비쌀 때 인도 받았던 벌크선을 당시 운임 가격에 맞춰 빌려준 것인데, 지금 와서 용선대를 조정해달라고 하면 우리는 조선소를 찾아가서 배값을 일부 돌려달라고 해야 하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선주와 해운사가 윈윈(win-win)할 수 있도록 최대한 절충점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08년까지 벌크선 시황호조와 공격적인 용대선 영업으로 대한해운은 큰 폭의 외형성장을 이뤄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9년 벌크선 운임이 급락하고 신규 선박투자로 현금흐름이 줄면서 대한해운의 재무건전성도 악화된 상황이다.
대한해운은 사선(자체선박) 보다 용선 비중이 높다. 지난해 3분기 기준 37척의 사선과 142척의 용선을 운용중이다. 전체 매출에서 용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75%에 달한다.
글로벌 금융위기전 고가에 다량의 배를 빌렸지만(용선) 해상운임이 급락하면서 적지 않은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용선료 조정에 다시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대한해운은 2009년 488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 들어서도 3분기까지 4363억원의 영업 손실을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