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학선 기자]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지급준비율을 인상하면서 한국은행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주 국내 채권시장에선 은행들이 한은의 지준율 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채선물을 1만계약 이상 순매도한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은의 지준율 인상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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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관계자는 "중국이 지준율을 올렸기 때문에 우리도 올리지 않겠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데 중국과 우리는 사정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지준율 인상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통화증가율(M1)이 32.4%에 달할 정도로 유동성이 넘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상승하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자 중국 인민은행은 최근 시중은행의 지준율을 올렸다.
이 관계자는 "10%대 성장(중국의 4분기 성장률)에 통화증가율이 30%대라는 것은 결국 20%는 과잉유동성이라는 얘기"라며 "중국은 이를 흡수할 필요가 있어 지준율을 올렸지만, 한국은 그 정도로 다급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지준율 인상을 출구전략과 연관짓는 것에도 거부감을 드러냈다. 중국은 지난 2008년 말 금융위기 당시 지준율 인하 카드를 썼다. 이 때문에 금융위기가 가라앉은 지금은 지준율 인상의 명분이 있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다른 한은 관계자는 "우린 금융위기 때도 지준율 카드를 쓰지 않았다"며 "기본적인 출구전략도 시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기 때 사용하지도 않은 카드를 꺼내든다는게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은이 지준율을 올린 것은 지난 2006년이 마지막이었다. 그해 11월말 한은은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금융기관의 급속한 여신확대를 막기 위해 원화의 지준율을 평균 3.0%에서 3.8%로 올린데 이어 보름 뒤에는 외화예금에 대해서도 지준율을 인상했다.
그 뒤 국제적인 금융위기가 닥쳤어도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와 총액대출한도 증액, 지준예치금에 대한 이자지급 등의 조치만 취했을 뿐 지준율만큼은 손대지 않았다.
지준율 인하의 파급효과가 과거만큼 크지 않고, 지준율을 내린 뒤 예전 수준으로 되돌려놓으려면 은행들의 반발로 상당한 진통을 감수해야하는 점 등을 감안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지준율 변경에 따른 효과는 은행에 국한돼 정책효과가 제한적"이라며 "기본적으로 금리정책으로 해야지 지준율 조정은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만약의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정책수단을 미리 포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아직은 주류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기준금리 조정 외 쓸만한 수단이 적다"며 "지준율 조정 등 유동성 조절을 위한 여러 수단을 갖고 있으면 좋은데, 현실적으로 제약이 많아 아쉽다"고 말했다.
은행은 고객의 지급요구에 대비해 예금의 일정비율 만큼의 돈을 미리 준비해둬야한다. 이 때 적용되는 비율을 지준율이라고 한다. 지준율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정한다. 현재 한은은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예금 등에 7.0%, 정기예금, 정기적금 등에 2.0%의 지준율을 부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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