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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노조 내부균열로 노사협상 `난항`

전설리 기자I 2009.08.18 12:53:24

노조, 선거 앞두고 계파간 갈등..3개월째 부분파업
기아차 3만1000대 생산차질-5500억원 매출손실

[이데일리 전설리기자] 3개월째 부분파업을 진행중인 기아자동차(000270)의 노사 임금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노조 내부에서 9월 선거를 앞두고 차기 집권을 노리는 각 계파간 노-노 갈등이 고조되면서 사측과의 협상이 표류를 거듭하는 모습이다.

18일 기아차 등에 따르면 최근 노조 내부에서는 파업이 원칙없이 즉흥적으로 남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노조원은 집행부를 비난하는 유인물까지 배포했다.

화성공장의 한 조합원은 개인 명의의 유인물에서 "노조 집행부가 통일된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무책임한 파업을 남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측 교섭위원단과 각 현장조직들이 시기적으로 오는 9월1일 주간연속 2교대제와 월급제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선명성 경쟁에 몰입하는 것은 실패로 끝날지도 모르는 이번 임금투쟁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속셈"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지난 13일 광주지회도 소식지를 통해 "조합원 핑계를 대며 거짓을 포장하기 급급한 모습은 노조에도 좀벌레가 따로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며 노조 집행부를 공격했다.

이에 대해 집행부는 특별담화문을 통해 "광주지회 등이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현장을 혼란하게 해서는 안된다"며 조합원들에게 "현혹되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기아차 노조에는 기아차 민주노동자회(기노회) 등 10여개의 계파가 있으며 과거에도 계파간 갈등은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선거규정이 바뀌면서 계파간 갈등이 심화됐다.
 
지난해까지는 지부장과 5개 지회장이 같은 계파에서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집행부를 구성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직선제가 도입되면서 집행부가 각기 다른 계파 출신들로 채워지게 됐다. 이에 따라 집행부 내에서조차도 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기아차 노조는 지난 10일 휴가에서 복귀하자마자 이달말까지 주야 4시간씩 총 8시간 부분파업을 예고했다. 이후 지난주 파업과 철회를 번복하다가 이번주들어 다시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예정돼있던 노사협상도 무산됐다.

3개월째 지속된 부분파업 또는 잔업거부로 인해 기아차는 총 3만1000대의 생산차질과 5500억원의 매출손실을 입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노조가 내부 갈등으로 회사측 제안을 무조건 거부함에 따라 협상이 길어져 기아차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이로 인한 피해는 결국 노조원들을 포함한 모든 종업원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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