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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끔찍한 기억이"…다시 고개든 '오징어게임 코인'

김가은 기자I 2024.12.29 16:24:10

‘오징어게임’ 인기에 '밈 코인' 등장…투자자들 주의 필요
93개국 1위 '오겜' 시즌2…오징어게임 코인 등장
"외국인 투자자 유입이 목적"이라고 밝히기도
"3년 전 '러그풀' 사태 존재, 안정성 없어 투자 주의"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오징어게임’ 시즌 2가 공개 이틀 만에 93개국에서 1위 콘텐츠로 자리매김하면서, 이 같은 인기를 노린 ‘밈(Meme) 코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3년 전 시즌 1의 흥행 당시 많은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혔던 ‘오징어게임 코인’이 다시 부활한 것이다. 가상자산 업계와 전문가들은 급격한 가격 변동성과 사기 우려가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오징어게임’ 시즌2를 테마로 만들어진 밈코인 ‘SQTRX’(사진=선펌프 갈무리)


29일 온라인 가상자산 커뮤니티에는 오징어게임을 테마로 한 밈 코인과 투자법을 공유하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밈 코인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SNS)에서 인기를 끄는 사진이나 영상 등 콘텐츠를 기반으로 만든 가상자산이다. 특별한 쓰임새나 기술력 없이 단순 재미를 목적으로 제작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언급했던 도지코인이 대표적이다.

현재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로 언급되는 ‘스퀴드(SQUID) 게임’과 ‘SQTRX’ 역시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캐릭터 등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밈 코인이다. 두 코인 모두 가상자산 자체에는 특별한 가치가 없어, 주로 엑스(X, 구 트위터) 등을 통해 오징어게임 시즌2의 영상과 사진을 게시하며 홍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SQTRX의 경우, 자신을 한국 운영자라고 소개한 한 인물이 투자자들에게 홍보를 요구하기도 했다. 오징어게임 시즌2 공개 전인 11월 21일, 그는 “여기서 아무 대화나 해달라. 커뮤니티가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게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같은 요구를 한 이유에 대해 그는 ‘제 목표는 국내보다 외국인들을 유입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국내 투자자들이 채팅을 많이 남기도록 해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밈코인 생성 플랫폼 ‘선펌프’에 여러 ‘오징어게임’ 밈코인들이 만들어져있다(사진=선펌프 갈무리)


오징어게임을 테마로 한 밈 코인은 이외에도 여럿 존재한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Squid Game(squid game·top) △Squid Game(squid game·info) △Squid Game 2.0 △Squid Game 2 등 다수의 가상자산들이 존재했다.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인 것은 Squid Game(squid game·top)로 처음 만들어진 26일 보다 1281% 오른 0.000025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SquidGame2는 지난 18일 첫 시작 당시 가격보다 76.57% 하락했다. SQTRX 또한 지난 8월 24일 보다 16.55% 하락하며 별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는 오징어게임 코인이 안정성과 신뢰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3년 전, 오징어게임 시즌 1을 테마로 한 밈 코인으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한 사례가 있어서다. 당시 등장한 가상자산 ‘스퀴드’는 개당 최대 2861달러(약 337만 원)까지 급등했으나, 개발자들이 갑자기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자금을 가지고 사라지면서 단기간에 0달러로 추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징어게임 밈 코인은 과거 사기 행위로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입힌 적이 있다”며, “이러한 가상자산들은 실질적인 가치가 없으며, 밈코인 생성 플랫폼인 ‘선펌프(SunPump)’ 등을 통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검증되지 않은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립토 댄 크립토퀀트 기고자 또한 “밈코인은 비트코인이 단기적으로 조정받게 되는 구간에 도달하면 짦은 순간에 크게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트코인이 단기 조정을 받는 지점이 밈 코인의 과열 지점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안정적 투자가 아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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