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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상한제로 분양가를 규제해도 공급이 막힌 탓에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면서 분양가 역시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2019년부터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가 등장하기 전까지 서울에서 전용 84㎡ 기준 계약금이 가장 저렴했던 단지는 2019년 2월 서울 노원구에 분양된 태릉해링턴플레이스다. 이 단지 전용 84.98㎡는 계약금이 6348만원으로 책정됐다.
태릉해링턴플레이스뿐만 아니라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전인 2019년에는 계약금이 1억원 미만인 단지들이 서울에 수차례 공급됐다.
2019년 12월 분양된 더샵파크프레스티지(영등포구 신길동) 계약금은 7520만~7560만원이다. 같은 해 8월 분양이 이뤄진 이수푸르지오더프레티움(동작구 사당동) 계약금은 8990만원이다.
반면 서울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이후 공급된 단지들의 계약금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이후 서울에 전용 84㎡가 포함돼 공급된 아파트 가운데 계약금이 가장 낮은 타입은 힐스테이트리슈빌강일(강동구 강일동)의 1억 3996만원이다. 이 단지 전용 84㎡ 계약금은 1억 3996만~1억 5904만원이다.
지난해 3월 분양에 나선 고덕강일제일풍경채(강동구 고덕동)의 전용 84㎡ 계약금은 1억 6652만~1억 7998만원으로 책정됐다. 분양가상한제 미적용 단지 중에는 계약금이 2억원을 초과하는 단지도 등장했다.
지난달 분양한 북서울자이폴라리스(강북구 미아동)의 전용 84.95㎡ 계약금은 2억 6860만원을 기록했다. 이 단지 84.86㎡ 계약금 역시 2억 80만원으로 2억원을 넘었다. 계약금이 2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가 나온 것은 2019년 3월 호반써밋자양의 2억 3264만원 이후 3년여 만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전에도 계약금이 1억원을 넘는 단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공급이 막히면서 신규 아파트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3만 2012가구로 2018년 3만 7578가구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서울의 예상 입주 물량이 지난해 대비 35.9% 줄어든 2만 520가구에 불과한 만큼 공급난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계약금은 주택담보대출도 안 되는 만큼 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해 당장 보유한 현금으로 마련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현금 부자들에게 기회가 더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