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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 액티브 펀드 10개 중 8개, S&P500도 못 이겼다

고준혁 기자I 2021.12.29 10:46:32

액티브 펀드 85% S&P500 수익률 하회
중소형주 선택한 매니저, 같은 계열 벤치마크는 이겨
올 봄부터 대형 성장주 약진 이어져 지수 올해만 28%↑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올해 미국의 액티브주식 펀드 운용사들이 고전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액티브 펀드는 지수 수익률을 초과하기 위해 개별 주식을 트레이딩하는 펀드를 말한다. 이들이 어려움을 겪은 이유로는 대형주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미국의 주요지수가 기록적인 수익률을 거뒀다는게 꼽힌다. 경기가 크게 개선된다는 전망하에 이 시기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좋은 소형주를 사모았던 게 패인이었던 셈이다.
연초 이후 미국 소형주 대비 대형주 상대지수 추이. (출처=WSJ)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가 모닝스타의 데이터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 11월 30일 기준 미국의 약 85%에 해당하는 액티브 주식펀드들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수익률을 하회했다. 전년 동기 때 해당 비율은 64%로, 올해 액티브 펀드들의 부진이 더 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과 올해 높은 수익일 내기 위해 액티브 펀드 매니저들이 다양한 주식을 샀다 팔았다 했던 게 무용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올 초부터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주식펀드(ETF)만 사놓고 가만히 있었다면, 대부분의 액티브 펀드를 이긴 셈이기 때문이다. 지난 28일 기준 S&P500의 연 수익률은 약 28%다.

로비 그린골드 모닝스타 투자전략가는 액티브 펀드 중 일부는 중소형주를 주목했고, 대부분이 중소형주로 구성된 벤치마크를 상회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올해 S&P500 수익률을 하회했단 것인데, 이는 주로 대형주 상승에 의해 뒷받침됐다. 대형주와 지수를 사놓지 않은 이상 시장 수익률을 이길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린골드 투자전략가는 “올해 대형주는 일반적으로 소형주를 능가했다”고 말했다.

크레이그 라자라 S&P 다우존스 지수 전무이사는 액티브 펀드가 고전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올해는 예년과 다르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침체에서 회복하는 속도를 감안해 투자자들이 지금껏 소외됐던 주식을 매수하는 데 대담해질 것이란 기대다. 이에 매니저들은 펀더멘털이 약한 기업들도 회복될 것이라며 비교적 싼 주식을 주목했다. 실제 이들이 찾은 주식에 해당하는 소형주와 에너지 기업들은 작년 3월 코로나19 위기가 시작됐을 땐 수익률이 부진했다가, 같은 해 가을부터 지수 수익을 넘어섰다.

그러나 이 기간은 오래되지 않았다. 올해 봄부터 대형 성장주들이 올라서기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위력을 떨치고 있다. 애플(AAPL)은 28일 기준 올해 38.54% 상승했으며, 시총 3조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대형 성장주의 약진은 예상치 못했던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과 공급 병목 현상 등이 겹쳐 경기 회복이 지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경기 둔화 땐 주식시장에선 성장주 약진이 두드러진다.

대형 성장주의 상승은 S&P500이 28%의 높은 연 수익을 내는 데 도움을 줬다. 같은 기간 올해 S&P중형주400 지수는 23%, S&P소형주600 지수는 26%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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