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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매티스 전 미국 국방부 장관은 ‘워터게이트 특종기자’인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Rage)’에서 지난 2017년에 대해 이같이 회상했다. CNN은 9일(현지시간) 오는 15일 발간하는 격노의 일부 발췌본을 입수해 공개했다. CNN은 격노에서 묘사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초기 북미 관계는 매우 취약했으며, 매티스 전 장관은 핵전쟁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매티스 전 장관은 지난 2017년 트럼프 행정부 초기 “화염과 분노” 발언 등으로 북미간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북한과의 전쟁을 우려해 옷을 입고 잠을 잤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사상 최대 규모의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포함해 총 24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매티스 전 장관은 또 댄 코츠 당시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에게 “워싱턴 국립 대성당을 자주 찾아 국가 운명에 대해 기도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주장해온 것처럼 전쟁 위협이 임박했었다는 것이다.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우리는 그것이 진짜인지 허세인지 결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매티스 전 장관은 또 코츠 국장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위험하고 부적합하다. 우리(각료들이)가 집단행동을 해야 할 때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도덕적 잣대가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집단행동이 반기를 들겠다는 의도였는지, 정확히 어떤 의미였는지는 불명확하다고 CNN은 전했다. 코츠 국장은 매티스 전 장관의 말에 동의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거짓말은 거짓말이 아니다. 그는 진실과 거짓의 차이를 모른다”고 답한 것으로 묘사됐다.
매티스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정책에 반발해 지난 2018년 12월 사임했다. 그는 당시 서한에서 “미국이 자유세계에 없어서는 안 될 국가로 남아 있기를 원하는 한, 동맹국과 그들에 대한 존중 없이는 우리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당신의 견해와 더 잘 일치하는 국방장관을 가질 권리가 있는 만큼 내 입장에서 물러나는 것이 옳다고 믿는다”고 했다.
매티스 전 장관은 사임 이후 정치적 발언을 해오지 않다가 지난 6월 애틀랜틱이라는 매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 항의시위 대응을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민을 통합하려 노력하지 않는, 심지어 그렇게 하는 척도 하지 않는 내 생애 첫 유일한 대통령”이라며 “우리는 성숙한 지도력을 갖추지 못한 3년의 결과를 목격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과대평가된 장군”이라고 응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