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수 "뮤지컬, 인생의 빛줄기 같은 존재였죠"

김은비 기자I 2020.07.31 10:00:16

''모차르트!''로 데뷔 10주년
한국 뮤지컬 산업에 일조하고 싶어
앞으론 밝은 배역에도 도전하고파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뮤지컬은 제 인생의 빛줄기 같은 존재예요. 다시는 무대에 설 수 없다고 생각했던 순간 제2의 꿈을 펼치게 해준 소중한 기회였으니까요.”

김준수(34)는 지난 30일 서울 종로구 한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뮤지컬 배우 데뷔 10주년 소감을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뮤지컬 ‘모차르트!’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모차르트!’는 김준수의 뮤지컬 데뷔작으로 올해 김준수와 함께 10주년을 맞았다.

지금은 정상의 자리에 올라 있지만 아이돌 출신으로 처음 뮤지컬 무대에 오르기부터 지금 자리에 오기까지 그의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2009년 당시 소속사와 계약분쟁이 있었고 잘잘못을 떠나 좋지 않은 일로 뉴스에 종일 오르내렸다. 팬들 앞에, 관객 앞에 나서는 게 두려웠고 다시는 무대에 오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김준수가 잡은 기회가 ‘모차르트!’였다.

김준수는 “세상에 외치고 싶은 얘기를 할 기회조차 없던 답답한 제 상황이 자유를 갈망하는 모차르트와 너무 닮아있어서 눈물이 왈칵 났었다”며 “뮤지컬을 잘 못해서 욕을 먹더라도 모차르트라는 배역을 빌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면 위로를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용기를 얻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모차르트!’ 초연이 끝났을 때를 떠올리면서는 “무대에서 제 노래를 불러서 박수를 받을 때랑 전혀 다른 짜릿함이 있었다”며 “만감이 교차하면서 기회만 있다면 계속 놓치지 않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그만큼 그는 지금껏 모든 작품에 최선을 다해 왔다. 그는 “지금은 아이돌이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는 게 자연스럽지만 제가 ‘모차르트!’로 데뷔할 때만 해도 곱지 않은 시선이 있었다”며 “더욱 주어진 일을 잘 해내는데 집중해서 살아오다 보니 어디까지 올라가겠다는 등의 생각은 사치였다”고 했다. 직전 작품인 ‘드라큘라’에서는 70회의 공연에서 50개 넘는 버전의 애드리브를 선보일 정도였다고 한다.

오랜 세월 그를 무대에 있게 해준 뮤지컬은 김준수에게 각별하다. 그는 이제는 평소에도 뮤지컬 음악만 들을 정도로 뮤지컬을 사랑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만큼 그는 한국 뮤지컬에 일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부담스러울 만도 한 초연 작품과 창작 뮤지컬을 자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창작 뮤지컬의 경우 흥행이 안되면 너무 손해가 커서 제작자분들이 쉽게 손을 대지 못한다고 들었다”며 “대한민국 뮤지컬이 살려면 창작극 파이가 커져야 된다고 생각해 적어도 2년에 1번은 창작극을 일부러라도 하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준수는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뮤지컬로는 ‘킹키부츠’같은 밝은 분위기의 작품을 꼽았다. 그는 “제가 생각보다 성격도 밝고 쾌활한데 매번 서정적인 캐릭터를 했다”며 “대부분 관객이 마지막에 울고 나가는데 기회가 된다면 웃고 나갈 수 있는 작품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적어도 뮤지컬에 춤도 자신 있고 관객을 웃기는 것도 좋아한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김준수가 지난 30일 서울 종로구 한 호텔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뮤지컬은 제 인생의 빛줄기 같은 존재였죠”라며 각별한 감정을 드러냈다.(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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