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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축구장 4.2개 크기..2배키운 벤츠 코리아 부품센터 둘러보니

임현영 기자I 2019.08.21 09:36:31

기존보다 2배 확장한 경기 안성 부품 물류센터
천장 높이 키우고 첨단 재고관리 시스템 도입
증축 배경은 '고속성장'.."양적+질적 성장 함께"

[안성(경기)=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여기부터 확장한 부품물류센터에 해당합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기존 부품물류센터를 30분 가까이 둘러본 뒤에 회사 관계자가 창고 사이를 통과하며 이같이 안내했다. 이미 충분히 둘러봤다고 느끼던 찰나였다. 비로소 벤츠가 확장한 부품물류센터의 규모가 실감났다. 새롭게 단장한 부품 물류센터에 들어서니 확실히 기존보다 1.5배 높아진 천장(8m→12.5m)이 눈에 들어왔다. 천장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 덕에 창고 특유의 답답함도 느끼지 못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는 20일 기존보다 2배 확장한 경기 안성 부품물류센터를 공개했다. 사진은 부품물류센터 외관의 모습(사진=벤츠 코리아 제공)
◇ 축구장 4.2개 크기 부품물류센터..부품 공급률 99% 달성

벤츠는 20일 취재진에게 기존보다 2배 확장(1만7800㎡→3만500㎡)한 경기 안성 부품물류센터를 공개했다. 축구장 4.2개를 붙여놓은 규모다. 확장에 따라 취급하는 부품 종류는 기존 2만8000종에서 5만여 종으로 늘었으며, 부품 공급률 99%도 달성했다. 이번 확장으로 수요가 높은 필터나 브레이크 패드 등의 부품을 상시 보유·관리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증축의 배경은 단연 ‘고속 성장’이다. 벤츠는 지난 3년 연속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하는 등 확고한 강자로 자리잡았다. 지난 2014년 3만5213대에 불과하던 판매대수는 작년 7만798대로 가파른 성장을 거듭했다. 매년 1만대씩 증가한 판매대수를 감당하기 위해선 원활한 부품 수급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벤츠는 작년 6월부터 기존 부품물류센터 증축을 시작, 약 1년 2개월 만에 완공했다. 총 투자비용은 약 350억원이다.

확장한 부품물류센터는 일단 천장높이를 기존 8미터에서 12.5미터로 키워 넉넉한 적재공간을 확보했다. 부품을 상자 별로 적재해둔 ‘오픈 스토리지’에 들어서자 상하 좌우로 늘어선 박스가 눈에 띄었다. 약 160센티미터 높이의 상자가 6층으로 각을 맞춰 배열돼 있었다. 맨 윗칸에 위치한 박스는 고개를 빳빳이 들어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았다.

무거운 차량 부품을 적재하는 만큼 창고 바닥은 5톤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다. 겨울에도 쾌적한 관리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온풍을 활용한 기존 난방 방식이 아닌 지열을 활용한 ‘온돌’ 방식을 도입했다. 뿐만 아니라 자연채광·LED 조명 등을 활용해 에너지 효율성도 높였다.

직원이 공장에서 직접 지게차를 시연하는 모습(사진=벤츠 코리아 제공)
◇특수 지게차 도입..재고관리 효율↑

단순히 규모만 확장한 것이 아니다. 부품 재고관리를 위한 첨단 기술을 도입해 업무효율성을 개선했다. 이날 공장에서는 부품 선반 사이에 설치된 특수 지게차가 시연하는 모습도 직접 볼 수 있었다. 직원이 지게차에 탑승해 원하는 부품이 위치한 선반 좌표를 입력하자마자 ‘위이이이잉~’ 소리와 함께 지게차가 신속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게차에는 현재 위치에서 목표지점까지 최단경로를 자동으로 계산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벤츠 관계자는 “직원이 수동으로 운전하지 않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부품 입·출고를 진행할 수 있다”며 “덕분에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재고관리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 특수 지게차는 1억5000만원에 달하는 고가 장비로 독일 본사에서 직접 공수했다.

그 외에도 공장 내 부품을 전산 관리할 수 있는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을 다음달 부터 도입한다. 부품의 현재 위치나 재고 여부 등을 데이터베이스화해 관리 효율성을 제고해 준다. 직원들은 태블릿PC나 핑거 스캐너 등을 활용해 이동하면서도 재고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벤츠는 부품물류센터 확장을 계기로 고객서비스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3년 연속 ‘수입차 1위’를 달성할 정도로 양적 성장을 이룬 만큼 앞으로는 질적 성장에 방점을 찍어 ‘두마리 토끼’를 함께 잡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은 “국내 시장에서 벤츠의 포지션을 정하는 것은 판매대수가 아닌 고객 만족도”라며 “차주들이 빠른 시일 내에 적절한 점검과 수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자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20일 기존보다 2배 확장한 경기 안성 부품물류센터를 공개했다. 사진은 물류센터 내부의 모습(사진벤츠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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