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요즘은 집근처 공원만 나가도 헬스장 부럽지 않다. 자전거, 스테퍼 등 유산소 운동부터 윗몸 일으키기, 역기 같이 근력운동까지 할 수 있는 다양한 운동기구들이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저녁이 되면 한낮의 더운 날씨를 피해 집 앞 공원에 나와 선선한 바람을 쐬며 야외 운동기구로 체력을 관리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다양한 야외 운동기구를 잘 활용하면 돈 들이지 않고 헬스클럽 못지 않은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자신의 체력과 건강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턱대고 사용하면 척추 관절에 탈이 나기 쉽다. 자신의 척추 관절 상태에 맞게 운동기구를 골라 써야 도움이 된다.
◇척추 질환 있다면 트위스트 운동 기구는 NO
야외 운동기구 중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원판 위에서 허리를 돌리는 ‘트위스트’ 운동기구다. 시원한 느낌은 물론 사용하기 쉽고 재미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빠지지 않고 즐겨 찾는 야외 운동기구 중 하나다. 하지만 좌우로 허리를 돌리는 동작은 평소 척추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몸의 근육과 인대가 이완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허리를 비트는 동작을 하게 되면 몸이 회전할 때 가해지는 힘이 고스란히 후방관절에 전달 된다. 갑작스럽게 뒤틀린 척추의 후방관절 신경이 자극을 받으며 통증을 유발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을 앓았다면 허리 근력을 키우는 운동보다 허리를 펴주는 스트레칭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등을 뒤로 기대 젖히는 백스트레칭이나 허리와 등 근육을 풀어주는 허리지압기를 이용 하는 것이 좋다.
이상원 연세바른병원 원장은 “허리 근력을 강화하기 위해 개발된 야외 운동기구나 몸통을 회전하며 치는 테니스, 스윙 동작이 많은 골프 등을 무리하게 할 경우 디스크 악화의 요인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천천히 ‘핸들 돌리기’ 기구 사용하면 어깨 관절에 도움
여름철 몸짱을 꿈꾸며 야외 공원에서 운동하는 젊은 남성의 경우 주로 역기나 철봉을 활용한다. 어깨 근육을 상 하로 사용하는 철봉 사용 시 어깨 골절에 유의해야 한다. 어깨 탈구는 철봉으로 인해 자주 일어나는 부상으로 어깨와 팔꿈치 사이 큰 뼈인 상완골이 어깨 관절에서 빠져 나오는 질환이다. 어깨 탈구가 되었을 때 억지로 끼우려고 하면 인대와 신경 손상, 골절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니 반드시 전문가에게 교정을 받아야 한다.
반면 공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커다란 핸들 모양의 기구를 양손으로 잡고 돌리는 일명 ‘핸들 돌리기’는 어깨 통증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핸들을 돌릴 때는 몸의 근육이 이완되기 전까지 최대한 천천히 돌리고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회전각도 범위까지만 돌리는 것이 좋다.
김주평 연세바른병원 원장은 “어깨 통증이 심할 경우 역기와 같이 어깨에 무게가 가해지는 운동기구는 피하는 것이 좋다”며 “근력 운동 전에는 꼭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고 아침과 저녁으로 시간을 나눠서 운동해 적절한 휴식이 병행된다면 근력 운동을 통해서도 통증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사용법대로 운동하는 것이 중요!
야외 공원에 놓여 있는 다양한 운동기구들은 생김새만큼이나 사용법도 제 각각이다. 이 때문에 사용 전, 기구에 적힌 사용법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정확한 방법으로 운동을 해야 한다. 헬스클럽과 달리 트레이너 없이 혼자 기구를 사용해야 하기 하기 때문에, 갑작스런 부상을 예방하려면 바른 자세로 운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운동기구에 적힌 사용 방법을 정확히 익혀서 따라 했는데도 운동 후 근육통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해당 부위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요통을 완화하고 척추를 튼튼하게 하고 싶다면 야외 운동기구 사용 후 걷기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89년 ‘요통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운동법으로 걷기 운동을 적극 추천한 바 있다. 걷기 운동은 척추기립근과 요방형근 등을 강화하고 무릎 관절과 디스크에도 충격을 적게 준다. 다만 구부정한 자세에서 장시간 걷게 되면 오히려 목과 허리의 경직이 더 심해지고 통증과 디스크 변형을 유발할 수 있어 바른자세로 걷는 것이 중요하다.